내려올 때 박수 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내려올 때 박수 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 임성재<칼럼니스트>
  • 승인 2017.05.1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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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 임성재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발표와 함께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됐다.

그는 취임선서를 하는 자리에서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습니다. 대통령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라며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탄핵이후 60일 만에 새 대통령을 뽑는 숨 막히는 선거전을 치루고, 당선과 동시에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임기를 시작해야하는 이번 선거의 특성 때문에 무척 힘이 들법하건만 마치 잘 준비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그의 첫 마디는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로 갈렸던 국론을 하나로 모으겠다는 의지였고,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일이나 권위를 내려놓고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님을 단 이틀 만에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가 맞닥뜨려야 할일은 지금부터다. 냉전시대처럼 얼어붙은 대북관계와 북한 핵을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과의 외교문제, 사드배치로 불거진 중국과의 갈등과 위안부합의를 둘러싼 일본과의 외교마찰 등 그가 풀어야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거기에 청년실업과 소득양극화, 경제위기 등의 국내문제까지 한꺼번에 겹쳐있어 해야 할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조차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문 대통령이 먼저해야할 일은 그가 밝혔듯이 국민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 일일 것이다. 국민이 하나가 되면 어떤 일도 능히 해낼 수 있음을 우리는 이미 경험한바 있다. 따라서 선거에 패배한 야당들과 소통하며 협력하고, 대통령의 탄핵과 선거 패배로 상처받은 보수층을 감싸 안고 보듬어주는 일에 나서야한다. 또한 날로 심해지는 소득의 양극화 해소와 신분제도처럼 고착화되는 비정규직 해소를 위해 경제 기득권층의 사심 없는 양보를 견인해 내기 위한 설득도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일들을 해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과 가족을 비롯한 친인척들의 청렴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선거를 도운 사람들이나 측근들은 자신의 능력밖에 있는 자리를 탐해서는 안 된다. 흔히 대통령이 바뀌면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공적인 자리를 논공행상 식으로 나눠가져왔는데 이런 관행을 타파해서 이 정권의 공정성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직한 정부가 되어야 한다. 국가의 정책을 숨김없이 국민들에게 밝히고 저항이 있을 때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정성 있는 설명과 설득의 과정을 통해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엔 지금까지 11명의 대통령이 있었지만 물러날 때 국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물러난 대통령은 한사람도 없었다. 물러난 후에도 온 국민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은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 이유는 대통령 자신의 욕심과 대통령을 둘러싼 측근들의 탐욕이 불행한 최후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우리의 역사다.

이제 우리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면 국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물러나고, 물러난 후에는 나라를 위해 한 시민으로서 봉사하는 그런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 그것은 대통령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혼자 청렴하고 정직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참모들과 측근들이 한 마음이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은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식은 당선될 때의 득표율보다 훨씬 높은 지지율 속에 온 국민이 아쉬워하며 떠나보내는 축제의 마당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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