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속도 고려 호르몬치료 종료시기 신중 기해야
성장 속도 고려 호르몬치료 종료시기 신중 기해야
  • 손근형<청주 모태안여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
  • 승인 2017.05.0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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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손근형

질환(disease)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수두, 홍역 등의 감염성 질환이 많았다면, 요즘엔 예전에 병으로 인식되지 않던 질환들이 최근 관심질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중 최근 관심이 높은 것 중의 하나가 성조숙증이라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2차 성징이 여아에서 만 8세 이전, 남아에서 만 9세 이전에 나타나는 것으로 정의하는데, 주로 여아에서는 가슴에서 몽우리가 일찍 만져지는 것으로, 남아에서는 이른 나이에 고환이 커지는 것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조숙증이 도대체 왜 발생하는지는 안타깝게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특별성)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남아에서는 여아에 비해 중추신경계 이상이 있는 기질적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추신경계의 기질적 병변이란 시상하부의 과오종, 시신경교종, 뇌하수체교종, 성상세포종 등의 종양성 질환이며, 드물게 뇌염, 사르코이드 육아종, 결핵성 육아종 등의 질환에 의해서도 성 조숙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성조숙증의 경우 어떻게 진단이 될까요? 우선 병력청취를 통해서 이차 성징의 시작이 언제인지 진행순서나 속도가 어떤지를 알아봅니다. 또한 진찰을 통해서 성장 및 성성숙의 정도를 평가하고, 다른 원인이 될만한 질환이 있는지 자세히 진찰하게 됩니다.

그다음 손목의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서 골연령을 측정하는데, 측정된 골연령과 실제 나이와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가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또한 혈중 생식샘자극호르몬(LH, FSH), 에스트라디올, 테스토스테론 등의 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사춘기가 시작되었는지를 판단합니다. 확진 검사로는 GnRH 자극검사를 합니다.

이는 시상하부-뇌하수체 축의 활성을 알아보기 위한 검사로 호르몬 투여 후 15~30분 간격으로 120분간 연속적으로 LH와 FS H 의 혈중농도를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종양의 감별을 위해서 뇌 MRI 검사, 골반 초음파 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고환 초음파 검사 등의 영상의학 검사가 같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검사 결과 GnRH 자극검사에서 양성을 보이고, 골연령이 역연령보다 2표준편차 이상으로 성숙한 경우, 예측 성인신장이 유전적 목표 신장보다 2표준편차(약 10㎝)이상 작은 경우, 사춘기 징후가 빠른 경우,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성조숙증의 치료는 GnRH agonist 라는 호르몬의 투여입니다. 이를 통해 성선자극 호르몬 및 성호르몬의 분비를 감소시켜 성장판 폐쇄가 지연되어 목표 신장의 호전을 가져오게 하는 것입니다.

치료기간은 여아의 경우 골연령이 12~12.5세, 남아는 13세 경에 치료를 종료하며, 이 시기 이후에 치료를 지속하면 성호르몬에 의한 급성장이 일어나지 않고, 성장속도가 감소하여 최종신장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치료 종료시기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혹시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진료 후에 검사가 필요할 경우, 검사가 가능한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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