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보를 더 건강하게 ‘3+1’제안
수안보를 더 건강하게 ‘3+1’제안
  • 엄민영 <수피아들의 행복여행 부대표>
  • 승인 2017.05.0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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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천년 역사를 지닌 온천관광지 수안보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던 80년대에는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으며 영화를 누렸지만,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를 맞은 이후 20년이 넘는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석유 강국으로 잘 나가던 베네수엘라는 석유만 믿고 다른 산업을 육성하지 않았다가 유가 하락으로 시민들의 먹을 것조차 걱정하는 빈곤한 처지가 됐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수안보가 잘 나가던 그때부터 미래를 알차게 준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수안보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지역경기가 어려울수록 침체의 늪을 벗어나기 위한 지역주민들의 자주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수안보관광을 위한 시설의 유치와 기반조성사업은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노력을 다하겠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상인들이 친절과 청결을 생활화하고, 소소하더라도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관광자원 발굴에 나설 때다. 한마디로 주민참여 관광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몇 백 년 된 고목은 거친 비바람에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파고 든 조그만 해충이 결국 나무를 병들게 하여 쓰러뜨린다고 한다.

필자는 침체된 수안보 모습이 안타까워 숨은 관광자원이 없을까 고민을 하던 중에 충주시청 학습동아리 `수피아들의 행복여행'의 회원들과 함께 수안보를 탐방하며 느낀 몇 가지 의견(3+1 제안)을 제안하고 싶다.

첫째, 관광특구인 수안보는 왕의 온천인 만큼 수안보에서는 `친절'과 `청결'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식당에서는 깨끗한 복장으로 신뢰감을 주고, 협정가격을 잘 지켜 `바가지요금'이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 80·90년대 신혼여행을 수안보에서 보낸 분들에게 다시 방문하는 추억속의 이벤트를 이쯤에서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신혼여행을 다녀간 지도 30년이 지났으니 `수안보 방문의 달'을 정해 추억의 사진을 가져오면 음식점과 숙박업소, 온천요금을 할인해 주면서 제2의 수안보 방문러시를 이끌면 좋겠다.

셋째, 수안보 꿩요리가 유명하지만, 1만원 안쪽의 수안보표 서민음식으로 `꽃나물 정식'을 개발해보자는 것이다. 보통 한정식을 시키면 20여 가지의 반찬으로 상다리가 휘어지고 남긴 엄청난 양의 음식쓰레기는 곤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안보를 대표하는 꽃나물을 넣은 밥과 맛깔스러운 반찬 7~8가지로 다이어트한 정식에 사과의 고장답게 후식으로 사과차를 내놓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보탠다면, 수안보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돌아갈 때 가장 아쉬운 점은 수안보에는 살 선물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분이 멀리서 찾아 온 친구에게 주려고 상점을 돌아다니다가 결국은 미역을 사서 선물했다는 얘기를 듣고 수안보 관광의 현주소를 보는 듯했다.

어쩌면 이러한 제안은 너무나 쉽고 실천은 너무나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수안보의 발전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닌 만큼 우리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수안보를 좀 더 나은 관광지로 가꾸겠다는 노력이 커질 때 비로소 `수안보다운 관광문화'가 창출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꿈을 가지고 노력하면 좋은 관광지를 만들 수 있다. 어렵더라도 나보다는 우리가 되어 지역의 길을 찾아 노력할 때 수안보의 건강한 변화는 시작될 것이고, 나아가 꼭 가봐야 할 온천관광지 명성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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