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緣起)
연기(緣起)
  • 법원<청주 능인정사 주지 스님>
  • 승인 2017.04.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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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법원

연기법은 인연법, 또는 인과법 이라고도 합니다. 부처님께서 6년간의 모진 고행을 버리고 선정에든지 7일째 되는 날 새벽별을 보고 깨달은 진리, 그것이 무엇인가? 바로 연기법입니다. 태어남이 있으므로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생성과 소멸의 관계성을 깨달은 것이지요.

연기란 모든 것은 원인이 있으며 원인을 근거로 생겨나고, 원인이 사라지면 소멸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서로 원인과 결과가 되어 서로 의존하며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태어남으로 저것이 태어난다. 이것이 없기 때문에 저것이 없고, 이것이 사라짐으로 저것이 사라진다.”

모든 것은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상호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진리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바로 이 연기의 법칙, 즉 서로 원인과 결과가 되어 서로 의존하며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산 너머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홀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섶에 붙은 불 때문에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홍수가 나는 원인은 북경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했기 때문이라는 나비효과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겁니다.

경전에서는 이와 관련해 한 알의 겨자씨에 수미산이 포함된다고 했고, 하나의 티끌에 시방세계가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사소한 하나의 파동, 하나의 물결, 하나의 날갯짓이라도 그것이 우주의 움직임과 관련된다는 연기의 원리를 설명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연기법은 모든 것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공생하므로, 나만이 아닌 너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인간과 자연계의 공생관계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이러한 연기의 도리를 깨우치기 위해 수행하는 것입니다. 불교의 가장 핵심적인 교리는 연기법입니다. 부처님은 경에서 이 연기법을 아는 것이 바로 부처를 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기법은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인연 생기의 뜻으로 시간적으로 본 만물의 생성과정에 관한 일체의 불교적 고찰로 아함의12연기, 화엄의 법계연기 진여연기, 진언의 육대 연기 등이 있습니다.

12연기는 모든 존재는 무명에서 비롯해 12가지의 단계를 거쳐 중생이 생노병사의 괴로움을 갖게 된다는 가르침으로 無名(무명) 行(행) 識(식) 名色(명색) 六入(육입) 觸(촉) 受(수) 愛(애) 取(취) 有(유) 生(생) 死(노사)입니다.

무명을 緣(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연하여 식이 있고 내지 생을 연하여“노사가 있고, 무명이 멸(滅)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고 내지 생이 멸하면 노사가 멸한다”라는 것이 緣起法(연기법)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깨달으신 진리의 핵심인 이 연기의 이치를 깨쳐서 불자로서의 올바른 세계관을 정립하도록 강조 했습니다.

연기법은 사실세계의 현상 관계뿐만 아니라, 어떠한 이유에서 우리의 고통과 불행이 생겨나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극복해 즐거움과 행복의 이상에 도달할 수 있는가 하는 인생의 실상을 가르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부처님께서는“연기의 진리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이 만든 것도 아니다. 부처가 세상에 나오건 안 나오건, 이 진리는 세상에 항상 있는 것이다. 부처는 다만 이 법을 깨달아 중생에게 설할 뿐이다”, “연기를 보는 자는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 그리고 연기를 보는 자는 부처를 본다”고 설하셨습니다.

다음 달이면 부처님 오신 달인 초파일입니다. 초파일을 맞아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연기법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고 나와 내 가족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소중함을 알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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