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 감기 걸리지 않게 따뜻하게 입으세요
교장선생님! 감기 걸리지 않게 따뜻하게 입으세요
  • 김명철<청주 서경중 교감>
  • 승인 2017.04.2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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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명철

요즘 아이들은 인사하는 것에 인색하다. 아파트 마당에서, 혹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많은 아이가 지나치지만 인사하는 아이들을 볼 수가 없다. 근래에는 인사가 서구문물의 영향으로 인해 많이 생략되거나 변질하였고 한편으로는 악수나 포옹과 같은 서구식으로 바뀌어 행하여지게 되었다. 대부분 바쁘다는 핑계로 인사를 생략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다.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칭송받게 했던 조상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인사를 사전에 찾아보니 `안부를 묻거나 공경·친애·우정의 뜻을 표시하는 예의'라 정의 하고 있다. 말이나 행동으로, 그리고 표정이나 선물 등 여러 방법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인사는 사람들 사이의 단절을 막고, 집단 성원 간의 연대를 강화하는 구실을 한다. 뿐만 아니라 인사는 당시의 사회적인 위계서열을 나타내는 지표구실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인사는 민족과 시대에 따라서, 그리고 조건이나 종교, 직업, 연령, 성별 등에 따라 각기 구분이 있어 행동양식을 달리한다. 무엇보다 인사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의 표현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상징이므로 학교에서는 인성교육 차원에서 인사를 강조하고 때로는 실천을 강요하기도 한다. 학교 교육에서 반드시 가르쳐야 할 덕목이 `인사'이다.

도심지 아파트 숲 속에 자리 잡은 우리 학교는 위치만큼이나 삭막하고, 학생 수가 너무 많아 더더욱 인성 교육이 절실하다. 그래서 현재 김지홍 교장선생님께서 부임하면서 학생들에게 제일성으로 `인사 잘하는 학생'이 되자고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3년째 매일 아침 등교 시간에 교문에서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맞이하는 일을 하고 계신다. “사랑합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솔선수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생님들도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함께 교문 맞이를 실천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인사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 인사를 정말 잘한다. 학교 안에서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인사를 한다. 어떤 아이는 인사를 했더니 할머니께서 돈을 주셨다고 하면서 천 원을 받은 아이도 있고, 만원을 받은 아이도 자랑을 한다. 인사 잘했더니 돈이 생긴다고 말이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눈이 오면 모자를 쓰시고 인사하는 교장 선생님께 따뜻한 음료를 가져다주는 학생도 있고 “교장선생님 감기 걸리지 않게 옷 따뜻하게 입으세요.”라고 인사 하는 학생도 있어서 교장선생님께서는 감동을 하셨다고 한다. `인사 잘하기'를 통해서 심성 고운 학생, 남을 배려하고 섬기는 학생을 육성하려는 교장선생님의 교육 철학이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인사만 잘해도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실력 있고, 진취적이며, 당당한 사람으로 키우는 고귀한 교육의 길에서 몸소 모범을 보이는 선생님의 큰 뜻을 아이들이 서서히 닮아가는 것이다.

예쁜 봄꽃들이 피어난 봄날, 교문에서 아이들보다 먼저 머리를 숙이며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는 교장선생님의 머리가 하얗게 핀 목련꽃처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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