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어머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어머니'
  • 유현주<청주시립도서관>
  • 승인 2017.04.2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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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 유현주<청주시립도서관>

해마다 강원도 양양에서는 연어축제가 열린다. 양양의 남대천에서 태어난 연어의 어린 새끼들은 자기가 태어난 하천을 떠나 먼 바다인 북태평양 베링해로 가서 3~5년을 살다가 성어로 자란 후 산란을 위해 자기가 태어난 남대천으로 회귀한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연어가 자신이 태어난 하천을 찾아 회귀하는 능력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혹자는 연어의 후각이 개보다 천 배가량 더 예민해서 자기가 태어난 하천의 냄새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듯 먼바다로 떠나 살다가 태어난 모천(母川)으로 돌아와 일생에 딱 한 번 산란하고는 생을 장렬하게 마감하는 연어의 일생이 마치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는 우리 어머니들의 일생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TV에서 73세 할머니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당신이 어릴 적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엄마가 그 돌을 기어이 파내는 거였다. 왜냐고 여쭈어봤더니 내 새끼가 걸려 넘어진 돌에 남의 집 애가 걸려 넘어지면 그 집 엄마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고 하시더란다. 지금 자신의 자식 사랑이 그런 엄마에게 배운 거라며, 주름진 할머니의 눈가가 촉촉해지더니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신다. `울 엄마가 보고 싶네….'

늘 큰 산처럼 꿈쩍 않던 어머니가, 바다를 닮은 투사 같던 어머니가, 유일하게 눈물짓는 건 자식 사랑 앞에서 당신의 어머니를 떠올릴 때인 것 같다.

돌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져서, 진흙 속에 발이 빠져서, 그렇게 자식들이 힘겨운 삶 속에서 좌절할 때 누구보다 강했던 어머니는 예전 자신을 똑같이 애련하게 지켜봤을 당신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어린 자식 앞에서 엉엉 울기도 하신다.

오월이 다가온다. 유난히 가족의 품이 그리워지는 날이 많은 달이다. 현재 내 생활이 어려울수록 가족이 그립고, 특히 어머니의 절절한 정이 사무친다.

내가 잘 나갈 때는 잊고 지내다가, 내 발밑이 흔들릴 때에야 비로소 떠올리게 되는 어머니!

세상 누구보다 나를 포근히 안아주고, 이해해주고, 아무 조건 없이 내 편이 되어주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런저런 일들로 위로가 절실하게 필요할 때면 정채봉 시인의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이란 시가 떠오른다.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만/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 보고/ 숨겨 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오늘 하루만은 어머니께 살가운 안부 전화 한 통 드리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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