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설 열사를 선양하는 진천군에 박수를 보내며
이상설 열사를 선양하는 진천군에 박수를 보내며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7.04.2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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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항일운동가 보재(溥齋) 이상설(李相卨·1870~1917) 선생 순국 100주년 행사가 그의 고향 진천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장미대선에 묻혀 전국적인 이목과 조명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매우 의미 있고 보람찬 행사였다.

보재 선생이 그토록 자주독립을 열망하던 이 나라 이 땅은 절반의 광복을 이루었으나 남과 북의 오랜 대립과 갈등으로 제2의 6.25를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

거기에 세계 4강이라 일컫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자국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견제와 관여의 폭을 넓히고 있으니 선생을 뵐 면목이 없다.

보재 이상설 선생! 우리는 그를 열사라 부르기도 하고 선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라를 위하여 절의를 굳게 지키며 장렬히 싸웠으니 열사요, 나라의 나아갈 바를 가르쳤으니 선생이다.

충북 진천군에서 출생한 보재는 본관이 경주이고 본명은 순오(舜五)이다.

동부승지였던 이용우의 양자로 입적하여 서울로 이주해 양명학을 공부하다가 신학문을 접했고 영어·러시아어·법률·수학 등을 독학으로 공부해 상당한 경지에 이른 수재였다. 1894년 식년문과(式年文科)에 급제하여 관직에 올라 1904년 보안회(保安會) 후신인 대한협동회(大韓協同會) 회장이 되었고,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조병세(趙秉世) 등과 조약의 무효를 상소한 후 돌에 머리를 부딪쳐 자결을 기도했다.

이를 목도한 김구가 `백범일지'에 당시 상황을 기록했으니 그의 우국충정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가고 남음이 있다.

국권이 일본에 넘어가게 되자 1906년 이동녕(李東寧) 등과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노우키에프스크로 이주하여 원동임야회사(遠東林野會社)를 세웠고, 간도(間島) 룽징춘[龍井村]으로 가서 서전서숙(瑞甸書塾)을 설립해 조선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에게 항일민족정신과 서구문명을 교육했다.

당시 룽징춘은 항일의식을 가진 조선인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항일운동을 전개하는 전진기지로 기능 했고 그 중심에 이상설이 있었다.

1907년 고종의 밀지(密旨)를 받은 이상설은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이준(李儁)·이위종(李瑋鍾)과 함께 참석해 일본의 침략행위를 규탄하고 국권 회복을 국제 여론에 호소하려 했으나 일본의 계략으로 참석을 거부당하였다.

이에 이준 열사는 자결을 단행하여 부당성을 세계에 알렸고, 뜻을 이루지 못한 이상설은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가 유인석(柳麟錫) 등과 국권침탈의 부당성을 통박하는 성명서를 작성하여 각국에 발송하는 등 세계를 상대로 항일운동을 벌이다가 47세의 일기로 머나먼 타국에서 순국했다.

위대한 항일운동가이자 민족교육자였던 그에게 조국 대한민국은 1962년에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해 기리고 있다. 그가 순국한 지 100주년이 되도록 변변한 기념관 하나 없이 지내오다가 진천군이 10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기념관도 건립하니 흐뭇하기 그지없다.

행사 첫날인 4월 21일 진천 화랑관에서 전야제를, 22일에는 이상설 선생 생가 일원에서 추모제를 거행했고 이시종 충북지사·이재정 경기교육감·김병우 충북교육감·송기섭 진천군수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전야제 때 공연한 `이상설 오브 오페라'와 추모제 때 펼친 기념관의 성공적인 건립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도 세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진천읍 산척리 선생의 생가 주변에 87억7000만원을 들여 2만5125㎡ 규모의 이상설기념관을 건립하고, 오는 8월 광복절에 맞춰 학술대회도 개최하고 TV 토크쇼와 다큐멘터리도 제작 방영할 계획으로 있어 기대된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추모 행사는 이상설 선생이 독립운동사에 남긴 위대한 발자취를 찾는 여정의 첫걸음이자 신호탄'이라며 `역사적 재평가가 오롯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옳고 좋은 일인 만큼 충북의 빛나는 자신이 되도록 잘 추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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