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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열전(姜氏列傳)

강대헌의 소품문 (小品文) 강대헌 <에세이스트>l승인2017.04.21l수정2017.04.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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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헌 <에세이스트>

이 땅에 살고 있는 강씨(姜氏) 966,710명 중 한 사람이 바로 저라는군요. 2016년 대한민국 인구센서스 기준 성(姓)씨 인구별 통계에 따르면 말입니다. 가계(家系)의 측면에서만 본다 해도 거의 백만 분의 일, 그러니까 0.000001%의 존재감을 느끼는 미력한 삶인 거죠.

선한 향기를 풍기며 세간의 관심을 끌고 매스컴을 타는 강씨 인물을 대할 때면,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은 아무래도 인지상정이 아닐까요.

이 땅의 고질병(痼疾病)으로 불리는 삼연(三緣)인 혈연(血緣), 지연(地緣), 학연(學緣) 중 하나인 혈연의 관점에서 제 얘기를 걱정스럽게 여기진 않아도 될 듯합니다. 강씨네 집안에 저런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그런 눈길만 주셔도 기운을 잃지 않겠습니다.

내로라하는 강씨가 어디 한두 명 뿐이겠습니까마는 최근에 이슈가 되는 인물을 몇 명 소개하고 싶군요.

“셰프는 없어질 직업이다. 이대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어쩌면 무지막지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레스토랑 그라넘(Granum)의 총괄셰프인 강레오입니다. “변화하는 현실에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사람의 감성, 혼을 담을 수 없는 요리를 하지 않으면 로봇이 다 이기는 현실 말입니다. 나만의 독창적인 스킬, 자기 스타일, 자신만의 `시그니처 디시(signature dish)'를 만들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연봉 5억이 넘는 잘나간다는 그가 갖는 위기의식을 가볍게 보아선 안 되겠더군요. 셰프를 꿈꾸는 많은 청년에게 이런 말도 했습니다. “제가 아직 좋은 셰프가 뭔지 알 수 없어서 함부로 말할 수 없습니다. 단지 죽을 때까지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아요.”

`갓형욱'이나 `개통령' 같은 별명을 가진 반려동물 훈련사가 있습니다. 보듬컴퍼니의 강형욱 대표입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태도가 정치, 사회, 경제적인 현실과 깊은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그는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객관적으로 돌아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웁니다. `이런 개 같은'이란 식의 표현을 함부로 쓰지 않아야겠습니다. 그런 표현을 섣불리 썼다가는, 개를 잘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마는 거죠. 어떤 사나운 개도 그 앞에선 온순한 양이 되잖아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게 그의 지론(持論)인 거죠. 무턱대고 먼저 개를 탓할 게 아니라, 따뜻한 시선으로 다가서지 못하는 자신을 돌아볼 일입니다.

강형욱 대표를 언급하다 보니, 강성진이란 캐릭터가 떠오르는군요. 강성진은 배우 손현주가 영화 `보통사람(ORDINARY PERSON, 2016)'에서 연기한 인물입니다. 거창한 것을 꿈꾸기보다는 그냥 사람 냄새 나는 영화를 찍는 배우로 살고 싶다는 그가 맡았던 강성진이란 역할은 가족을 아끼는 평범한 형사로서 우리 현대사 중에서도 가장 격동적으로 여겨지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소화되었습니다. 강성진이 근무하던 경찰서에는 마당 개 한 마리가 나오는데, 무더위로 지친 어느 날 보양식으로 변해버린 개의 빈자리를 보고는 그가 분노하던 장면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럼, 앞마당은 누가 지키라고?”보통사람의 가치와 정서가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는 정말 요원한 것일까요.

탄핵심판 사건에서 증인들에게 핵심을 찌르는 송곳 질문으로 합리적인 요구를 했던 강일원 헌법재판관도 떠오르고, `대통령의 글쓰기'로 알려진 강원국 교육 전문가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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