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황금알을 낳는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7.04.19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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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한마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충북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의지로 청주로의 유치를 이끌어낸 성과가 이제 성큼성큼 나타나고 있다.

청주세관이 발표한 수출입자료에 따르면 충북은 98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증가율도 전국 1위다. 이런 배경에는 SK하이닉스가 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출이 급증을 거듭하고 있으며, 사드장막을 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수출이 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성장세가 언제 깨질까 걱정이 앞설 정도지만, 반도체 경기가 수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보니 호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은 단순한 일개 공장을 넘어섰다. 수많은 협력업체와 함께 지역생산과 수출에서 단연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 남다르다.

여기에 이 회사는 총 15조5000억원을 투자해 청주테크노폴리스에 3D 낸드플래시 전용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2025년 정도면 새로운 공장이 가동할 것으로 보이니, 불과 10년 안에 충북의 산업지도가 또 한 번 격동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의 사례에서 주목할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청주에 둥지를 잘 틀 수 있도록 한 과정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을 하는 ㈜청주테크노폴리스자산관리 직원들은 사업 초기 2년여 간 월급도 받지 못했다. 사업성 문제 때문에 민간 투자사들이 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당시 사장이 사비로 월급을 줬다는 일화도 있다.

이렇게 시들어가던 사업이 활성화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청주시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고심을 거듭하다가 민간투자사들의 요구를 들어줬다. 산업단지 분양이 안 되면 청주시가 떠안는 것, 즉 분양보증을 약속한 것이다.

이런 과감한 선택의 배경에는 청주테크노폴리스 뿐만 아니라 지역산업의 비전에 대한 청주시의 전략과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청주시의 `베팅'은 성공했고, 2025년까지 15조5000억원을 투자하기 위한 SK하이닉스에 땅을 마련해줄 수 있었다.

만일 당시 청주시가 분양보증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이닉스의 청주공장 신설은 시기가 맞지 않아 불투명했을 것이다.

그만큼 전략산업에 대한 자치단체의 혜안과 결단력, 즉 `인사이트(Insight·통찰력)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안타깝게도 충주 에코폴리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이 하는 사업 3개 중 2개가 물거품이 됐지만, 에코폴리스 포기는 무엇보다 뼈 아프다.

충북도가 에코폴리스 백지화를 선언한 것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민간 참여사들의 요구수준을 수용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민간 투자자들의 요구 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충북도는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다.

분양보증을 할 거면 자치단체가 스스로 하면 될 것이지, 보증까지 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모든 사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자치단체니만큼 사업 시작부터 끝까지를 관통하는 `인사이트'를 갖고 있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다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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