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각결막염
유행성 각결막염
  • 우래제 교사 (청주 원봉중)
  • 승인 2017.04.1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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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우래제 교사 (청주 원봉중)

서울 나들이 다녀온 딸이 눈병이 생겼다. 유행성 각결막염이란다. 예전에 아폴로 눈병이라고 하던 거와 비슷하나 다른 눈병이란다. 은근히 걱정이 되어 조심하였다. 그런데 일주일 정도 지나 딸의 눈병이 가라앉을 즈음 내 눈이 간질거린다.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불러들였나 보다.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이 심하다.

도대체 유행성 각결막염이란 어떤 놈일까?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결막에 생긴 급성 염증성 질환으로 잠복기 5일에서 2주 정도라고 한다. 보통 봄철에 많이 발생해 9월까지 발생한다고 한다. 예전에 발생하였던 아폴로 눈병을 일으키는 엔테로 바이러스와는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유행성 각결막염의 증상은 이물감(눈에 무엇인가 들어 있는 느낌)이 심하고, 눈곱이 끼며, 눈물이 많이 난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눈꺼풀이 부어오르기도 한다.

병원을 들렸더니 약을 처방해 주었다. 치료법으로는 효과가 확실한 것은 없다고 한다. 이차적인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하여 광범위 항생제 안약을 처방받았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특별한 후유증 없이 치유되지만, 심한 경우에는 각막이 벗겨져 심한 통증과 함께 눈을 뜰 수 없고 눈물이 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2주에서 4주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치료기간도 길고 거추장스러운 눈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는 것이다. 특히 감염환자의 물건을 만진 손으로 내 눈을 만지는 것은 감염의 지름길이다. 가능하면 가족 간이라도 수건이나 다른 물건을 같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눈병이 유행할 때에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을 다녀온 경우라면 꼭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좋다. 그것도 못 미더우면 식염수나 인공누액을 사용해 눈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것이 유행성 각결막염을 예방하는 길이다.

아주 오래전 군 생활 도중 아폴로 눈병이 유행하였을 때 감염자들을 격리 수용한 적이 있었다. 이에 졸병들은 환자들의 눈에 비벼 일부러 감염되어 격리생활을 자처(?)하던 때가 있었다. 요즘은 학생들도 유행성이란 이유로 등교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감염되려고 하는 학생이 있다니 학교가 군대 훈련만큼이나 싫은 것일까? 후유증으로 각막 상피 아래 혼탁이 남아 시력이 저하되기도 하며 각막상피가 상하면 이차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절대로 일부로 감염되려고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유행성이란 말이 붙어 있듯 전염력이 강하여 학생들이 감염될까 걱정된다고 했더니 앞자리에 있던 과학부장님이 2주 정도 병가 내라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수업 마치고 왔더니 강사까지 섭외해 놓았단다. 덕분에 35년 학교생활 중에 가장 긴 2주간의 병가를 내게 되었다. 푹 쉬라는 뜻인지 시골에 벌여 놓은 일을 하라는 것인지 신의 뜻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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