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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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원진 차장(충주주재)
  • 승인 2017.04.1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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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윤원진 차장(충주주재)

충주 에코폴리스 개발이 무산되며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충주시민들은 충북도가 개발 포기 이유로 든 사안들이 `터무니 없다'고 지적한다. 이런 반응은 주로 지역 경제인들 사이에서 회자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자유구역 기본 입지조건은 도로, 철도, 항공 등 교통망이라고 입을 모았다. 에코폴리스가 제대로 추진됐다면 충주는 중부내륙에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물류 중심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분석이다. 도의 재정 부담이 1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추측, 문화재 발굴, 지형적 어려움, 높은 분양가 등도 지역 입장에서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라는 것이다. 분양가도 간접세가 아예 없는 등 경자구역의 장점을 봤을 때 절대 높지 않다는 게 경제인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기업 유치가 어려울 것이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특정 정치인을 거론하며 부지 지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부분에는 실소를 감추지 않았다. 도가 사업 주체인데 부지 지정이 잘못됐다면 결국 도가 책임을 져야 할 일인데 그마저도 충주시와 특정 정치인에게 떠넘기는 듯한 인상이라고 꼬집었다.

“시련이란 뛰어넘으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엎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길이 없으면 찾고, 찾아도 없으면 닦아나가면 된다”현대를 세운 정주영 회장의 유명한 어록이다.

1970년대 우리 건설기업들의 중동진출을 앞두고 정부가 현지조사를 하게 했더니 당시 관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부정적 대답만 내놨다. `비가 오지 않는다', `온통 모래투성이뿐이다', `무더운 날씨가 지속된다'등 악조건들만 나열했다.

하지만 정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비가 오지 않으니 1년 내내 공사가 가능하다', `기본 자재인 모래, 자갈이 사방에 널려 있어 자재조달이 용이하다', `무더위를 피해 낮에는 자고 밤에 일하면 된다', `물이 없으면 물을 끌어올 수로를 먼저 공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정 회장은 1970년대 중동 진출을 진두지휘하며 당시 국가 예산의 30%에 해당하는 9억3000만달러짜리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수주했다.

그러나 에코폴리스는 개발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안 되는 핑계만 찾다가 끝났다는 게 지역민의 입장이다. 그래서 충주시민들이 12일 충북도청 정문에서 “장사 속 따지지 말고 원안대로 추진하라”, “도지사는 각성하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집회를 한 것이다.

어쨌든 에코폴리스 개발은 물 건너갔다. 도가 대안을 제시하겠지만, 충주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지는 의문이다. 이시종 지사가 퇴임 후에 고향에서 환영을 받을지, 외면당할지는 여기에 달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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