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아빠로 살아가는 법
이 시대의 아빠로 살아가는 법
  • 이석원<청주시 흥덕구 행정지원과 주무관>
  • 승인 2017.04.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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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이석원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매순간 선택하며, 자신의 선택에 대한 만족, 그리고 후회와 함께 더 나은 내일을 살고자 노력한다. 성공한 인생의 기준은 어쩌면 이 무한대의 선택들을 차례대로 늘어놓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서, 가장 두드러진 몇 가지 선택들을 평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렇게 한정된 시간에 상반되는 성격을 가진 두 개의 일에 모두 충실하게 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일과 가정의 양립이 그렇다. 어느 한 쪽에 치중하면 한쪽이 소홀해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의 일은 사무실에서 진행되고 가정은 집에서 이뤄진 것이라 공간 자체가 다르므로 함께 하기 힘든 성질인 것이다.

하지만 가정의 행복이 중요시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어머니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아버지들은 슈퍼맨이 돼야 하는 의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이런 시대에 사는 아버지들은 힘들겠구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육아에서 아빠가 아이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상상을 훨씬 초월한다. 영국의 개방대학(The Open University)에서 1958년에 태어난 1만7000명의 삶을 추적해 연구한 결과, 아빠가 아이에게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록 공부를 잘하고, 성인이 돼서도 성공한 사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간단한 예를 들면 아빠는 놀이를 통해 엄마와 다른 자극을 준다. 엄마는 손뼉치기, 책 읽기 등과 같은 정적인 놀이를 하는 반면 아빠는 뛰기, 간질이기 등 신체적 움직임을 통해 에너지를 많이 쓰는 놀이를 하며, 때론 예측하기 힘든 기발한 놀이로 아이들을 즐겁게 한다. 이런 아빠의 놀이는 굉장히 자극적이고 예측하기 힘들어 아이들의 창의성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필자도 결혼 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노력했고, 아빠라는 이름을 갖게 된 후에는 여느 아버지들처럼 치열하게 양육에 힘써왔다. 비록 아내가 보기엔 부족할지 모르지만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이와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들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고, 아이에게 아빠가 바로 최고의 친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재 딸아이의 모습이 무척 예쁘지만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의 성장을 잡을 수 없는 것을 알기에 아쉬워하는 시간도 아까웠다. 그러기에 퇴근 후 또는 주말이 되면, 지금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아빠와 같이하는 목욕, 레슬링 놀이, 책 읽기 등을 하며 아이와 함께 호흡하는 시간에 감사하고 있다.

아빠가 진정 즐거워야 아이도 신이 나서 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정말 후회없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품 안의 자식이라 언제까지 이 행복이 함께 해줄지 알 수 없으므로 네 살짜리 딸을 둔 아빠는 오늘도 딸과의 옆 굴리기를 하기 위해 퇴근 후의 귀갓길을 재촉한다.

비록 힘이 들더라도 직장에서는 주어진 업무에 매진해 성과에 보람을 느끼고, 가정에서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 즉 항상 매순간을 즐기면서 임하는 자세가 서두에 던진 어려움에 대한 답이자 필자가 생각하는 일과 가정의 조화를 위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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