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통증 거의 없고 시간도 짧아
수술, 통증 거의 없고 시간도 짧아
  • 김만기<청주 모태안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
  • 승인 2017.04.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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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의사로서 환자를 만나다 보면 우리 어머니에게는 쉽게 꺼내기 어려운 숨기고픈 문제들이 하나씩은 있다. 진료실에 들어와 의사인 나에게조차도 말문을 열기가 창피해서 조심조심하는 질환! 남편에게조차도 부끄러워 말 못하는 질환! 바로 요실금이다.

요실금이란 ICS에 의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수의적으로 소변을 흘려 이로 인해 사회적 또는 위생적인 문제가 되며 요누출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즉 요실금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면서, 임상적으로 요실금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징후다. 또 요역동학검사에 의해 요실금을 확진하는 진단명이기도 하다. 요실금은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로서 환자 자신에게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줄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초래한다. 최근 경제적인 능력의 향상과 함께 삶의 질에 관심이 높아지고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노령층이 크게 증가함으로써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요실금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아이를 하나, 둘 낳다 보면 원하지 않아도 얻게 되는 훈장과도 같은 질환이다. 자연분만을 하다 보면 골반 아래 근육에 많은 힘이 쏠리고 직경이 10cm이나 되는 태아의 머리가 훑고 지나가면 질 및 방광은 물론이요, 방광에서 소변이 나오는 길인 뇨관, 뇨관을 받쳐주는 인대의 손상을 입게 된다. 젊을 때는 근력이 어느 정도 받쳐주어 심한 증상을 못 느끼다가 나이가 들면서 근육과 인대가 늘어지며, 점막이 위축되면서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진다.

겨울에 감기가 걸렸다 하면 외출은 꿈도 못 꾼다. 기침과 함께 여지없이 속옷이 흥건해지기 때문이다. 뜀뛰기나 줄넘기는 옆집 젊은 새색시들이나 하는 거고, 운동이라고 해봐야 산책 겸 동네 한 바퀴 돌면 그나마 다행이다. 남편이 밤에 옆으로 다가서면, 혹시 실수를 할까 잠자리도 피하게 된다. 이런 증상을 느끼는 요실금을 복압요실금, 스트레스 요실금이라 한다.

요실금은 크게 요도의 과 운동성과 내인성 요도괄약근 부전에 의한 복압성요실금, 방광근의 불수의적인 수축에 의한 절박성요실금, 복압성요실금과 절박성요실금이 혼합된 혼합성 요실금으로 분류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 재채기, 웃을 때, 줄넘기,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등 갑자기 배에 압력이 상승할 때 소변이 새게 되는 것을,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을 비이상적으로 자주 보고(하루 8~10회, 밤에도 3~4회 정도) 소변을 참는 것이 잘 조절되지 않아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에 소변이 새어버리는 것을, 혼합성 요실금은 복압성과 절박성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참다 참다가 결국 병원에 오게 되는데 병원에 오게 되면 증상을 포함한 병력청취, 수술력, 신체검진, 요검사 등을 기본적으로 시행하며, 이 과정에서 복압성인지, 절박성인지, 혼합성인지를 구별하게 된다. 이후 정밀검사가 필요한 환자인지를 평가하여,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요실금의 치료 방법은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Kegel운동, 호르몬 치료, 행동 치료, 전기자극치료 등을 할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로는 TVT, TOT, Mini-sling의 수술법이 있다. 비만은 요실금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적절한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카페인이나 술은 요실금의 증상을 더욱 심하게 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적 방법 중에 최근에 개발되어 선호도가 높은 미니슬링을 이용한 방법이 많이 행해진다. 미니슬링을 이용한 수술치료는 질 안쪽으로 미니슬링이라는 특수 생체테이프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수술 시 통증이 거의 없고 수술 시간도 10~20분 사이에 마칠 수 있다. 간단한 국소마취로 시술하며 수술 후 당일 퇴원할 수 있다. 수술 자국은 보이지 않으며 수술 후엔 요실금증상이 바로 개선된다.

간단한 운동 요법부터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로 심각하게만 여겼던 요실금과 완전히 이별할 수 있다. 고민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여 앞으로의 삶을 즐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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