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 그리고 미세먼지
청풍명월, 그리고 미세먼지
  • 임종헌<충북도보건환경硏 환경조사과장>
  • 승인 2017.04.0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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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임종헌<충북도보건환경硏 환경조사과장>

겨울철이면 언제나 동장군(冬將軍)이 맹위를 떨치던 몹시 추운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동장군의 자리는 어느새 반갑지 않은 미세먼지가 대신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으며, `죽음의 먼지'로 불릴 만큼 인간을 위협하는 환경 요인의 하나다.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보다 작아서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해 천식과 폐질환 유병률을 높여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에 이르게도 한다. 심지어 흡연보다 미세먼지가 위해성이 더 크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일기예보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시청자에게 꼭 알려야 할 중요한 생활정보가 됐다.

충북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상당 부분(43%) 국외에서 유입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충남이 21%, 수도권이 6%를 차지해, 충북 자체의 기여율은 30% 정도로 보고되고 있어, 충북은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 동고서저의 국토적 특징과 분지지형의 지리적 요건도 한몫하고 있다. 겨울과 봄철 중국발 황사 등 국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와 서해의 화력발전소 등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북서기류의 영향으로 유입이 용이한 반면 백두대간에 막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형세다.

이런 이유로 예로부터 청풍명월의 고장으로 불린 충북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편에 속해 청정 이미지가 많이 실추된 상태다. 최근 충북의 미세먼지 농도 추이를 보면 2010년 62㎍/㎥로 가장 높게 측정된 이후 지속적인 줄이기정책으로 꾸준히 감소해 2014년 52㎍/㎥, 2015년 51㎍/㎥를 보이더니 마침내 2016년에는 대기환경기준 50㎍/㎥보다 낮은 46㎍/㎥로 측정됐다. 그러나 아직도 도민들이 기대하는 대기 질과는 거리감이 있다.

미세먼지의 위해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만큼 충북도에서는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의 보급 증대, 저녹스 버너 보급, 대기배출 사업장 관리 강화 등 장·단기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까지 미세먼지 농도를 38㎍/㎥(PM10), 25㎍/㎥(PM2.5)로 감축하는 대기질 개선 기본계획에 따라 미세먼지는 앞으로도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세먼지 저감정책과 더불어 미세먼지의 피해를 예방하는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계절적으로 일정한 농도변화를 보이는 특징이 있는데 충북의 경우, 동절기인 12월~3월에 65㎍/㎥ 내외로 가장 높고, 4월~5월은 50㎍/㎥ 정도, 7월~9월에는 30㎍/㎥ 정도 나타난다. 따라서 동절기에는 가능한 한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미세먼지 예보에 따라 외출 시 황사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황사마스크를 구입할 때는 식약처에서 인증한 `의약외품'또는 `KF80', `KF94'라는 표기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충청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을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SMS 정보서비스'를 신청해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연구원 홈페이지(http://here.chungbuk.go.kr)에서 도민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아무쪼록 우리 도의 미세먼지 관련 정책과 도민 개개인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져 청풍명월 충북의 위상을 되찾고 도민의 건강도 지킬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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