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의 솔연
상산의 솔연
  • 공진희 기자
  • 승인 2017.03.3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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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공진희 (진천주재)

손자병법(孫子兵法) 구지편(九地篇)에 군사를 잘 다루는 사람을 비유하여 `솔연(率然)과 같다'고 적고 있다.

솔연(率然)은 중국의 오악(五岳) 가운데 하나인 상산(常山)에 살고 있다는 전설 속의 뱀이다.

이 뱀은 생긴 구조가 독특하여 이빨뿐만 아니라 꼬리에도 독침이 있어서 이 뱀을 잡고자 머리를 누르면 꼬리가 와서 찌르고, 꼬리를 잡으면 머리가 달려와서 문다.

틈을 노려 중간을 밟으면 머리와 꼬리가 함께 달려들어 공격하니 당해낼 재간이 없는 불사의 뱀이다.

이상적인 조직은 솔연과도 같아서 구성원이 한 몸처럼 뭉쳐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목표를 위해 각자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고 움직인다.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가 진천에 둥지를 틀게 됐다.

진천군은 올 들어 국가 공모사업으로 스토리창작클러스터(220억)와 태양광모듈 연구지원센터(190억)를 유치하고 한화큐셀코리아(주), GS파워(주), 서울 향료 등과 2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도로공사 충북본부는 연 1000억원 규모의 예산과 상주인원 100여명이 근무하게 되며 도내 엄정, 충주, 제천, 진천, 보은과 상주지사 등 6개 지사를 관할하고 중부내륙, 평택~제천, 중앙, 청원~상주, 중부고속도로 등 5개 노선 464km 구간을 관리한다.

또한 올해 7월부터 임시사무소를 개소하고 2019년 말까지 사옥을 신축해 운영에 들어간다.

최근 2년간 진천군 인구는 정주여건 개선과 전략적 기업유치, 공동주택 공급으로 약 5000명이 증가해 도내 인구증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할 충북본부 유치는 인구 15만 명품도시 건설을 가속하는 동시에 지방세수 증가는 물론 매년 1000억 규모의 예산 집행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송기섭 군수는 해당 지역 토지주들을 만나 설득하고 해당 부처를 찾아 입지여건과 당위성, 행·재정적 지원사항 등을 설명하는 한편 경대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충북본부 유치를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 근무 시절부터 다져온 인적자원들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 군수는 30일 진천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북본부 유치를 위해 애써준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경대수 국회의원에게 공을 돌렸다.

충북본부 유치라는 산을 넘은 진천군민들에게는 미군훈련장 저지와 스포츠테마타운 조성 등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다.

진천의 옛지명은 상산이다. 또 하나의 산을 넘기 위해 상산의 솔연처럼 유기적이고도 민첩한 대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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