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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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1.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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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각안스님<백운사 주지>

저 허공은 묵은 해니 새해니 분별이 없고, 인연을 따라 어둠과 밝음을 맞이할 뿐 아무런 변화가 없다.

사람들이 해맞이를 떠나는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본능일 것이다.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 해라면서 벌써부터 마음이 들떠 있다.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복덩이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해맞이를 나온 사람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가족들의 건강과 화목이다. 한편 만나는 사람들마다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갈등이 심각하다는 생각과 함께 걱정을 많이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갈등의 원인을 들여다 보면 밖에 있는 것 같아도 근본적으로는 본인 즉 자기한테 있다. 역사적으로 보나 현실 속에서도 성공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습관은 다른 게 아니다. 남을 탓하지 않고, 우선 먼저 자기를 되돌아보고 처절하게 구조조정을 한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새해를 맞이해 바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이 곧 희망이요, 복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뭔가 특별한데서 찾는다.

人是福田 能生一切 善法故(인시복전 능생일체 선법고)

부처님께서는 "사람이 행복의 터전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유는 평화와 행복이 사람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렇게 간단 명료하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정의한 사람은 부처님뿐이다. 삶이 때로는 절망적이고 때로는 기쁨인 것은 모두 사람 때문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본래 완전한 부처님을 보는 지혜를 기른다면 그 사람이 때로는 나를 헐뜯고 죽이려고 해도 그가 행한 생각을 돌이켜보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용서하고 또한 불쌍하게 볼 수 있는 자비심이 생길 것이다. 이것만이 내가 행복하고 이웃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여러번 자신을 살해하려 했던 제바달다를 스승으로 모셨고, 끝내는 아라한과를 승득하게 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참으로 눈물나게 하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새해에는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고, 손을 잡아 주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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