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미래를 묻다
충북의 미래를 묻다
  • 서승우 <충북도 기획관리실장>
  • 승인 2017.03.1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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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얼마 전 의료 분야의 알파고(AlphaGo)로 불리는 인공지능(AI)`왓슨'이 우리와 이웃한 대전의 건양대학교 병원에 도입된다는 뉴스를 접했다. 왓슨은 방대한 의학 논문과 임상자료를 바탕으로 환자 진료기록이 입력되면 수 초 만에 진단 결과와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하는데, 이는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건양대병원의 AI 도입은 인천의 가천대 길병원과 부산대병원에 이어 세 번째라고 한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모두가 이에 주목하고 있다. 관련 키워드가 주요 검색사이트 검색순위 상위권에 고정돼 있고 각종 매스컴이나 강연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사실 혁명이란 말을 붙이는 것은 후세의 사가(史家)들 몫임에도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혼란과 위기의식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 아닐까.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충북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올해의 사자성어를 `비천도해(飛天渡海)'로 정하고,`충북미래비전 2040'과`세계화 전략'에 도정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보려는 의지에서 시작됐다.

최근 충북은`충북 미래비전 도민비전단'을 출범시키며 충북의 미래를 설계하는 원탁회의를 가졌다. 도민비전단은 충북의 미래상과 도전이슈를 함께 논의할 180여명의 도민대표들이다. 중학교 1학년 학생에서부터 70세 할아버지까지 참으로 다양한 도민들이 참여했다. 특히 40대 이하 젊은 층의 참여율이 60%로 높게 나타났는데, 어찌 보면 미래를 살아갈 젊은 세대들의 정책참여 의지가 높은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다.

`내가 디자인하는 우리의 미래'를 슬로건으로 정한 이날 회의에서는 충북의 미래상, 미래 도전과제 및 핵심가치를 주제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도민들은 창의성과 인성을 존중하는 교육과 유연한 일자리, 생애주기별 복지 등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래형 직업교육과 일자리 창출, 균형적인 도시발전정책 등에 가장 힘써야 하며, 삶의 질, 안전, 일자리, 교육 등의 가치를 도정에 최우선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은 다양한 도민들이 6시간 동안 이어진 토론에도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충북의 밝은 미래 또한 확신하게 됐다. 휴일이었음에도 많은 도민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얼마 전까지 대기업을 다니다 귀촌한 어떤 참석자는 행사가 끝나고 충북에 오길 잘했다며 도민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미래를 예견한 수많은 명저를 남기고 지난해 타개한 앨빈 토플러는 우리나라가 IMF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2001년에 `위기를 넘어서- 21세기 한국의 비전'이라는 보고서를 남겼다.

앨빈 토플러는 이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경제기반을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했고, 결국 우리나라는 해냈다. 그때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길을 알기에 가능했다.

이제는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진 4차 산업혁명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의 조언은 없지만 그를 뛰어넘는 162만 도민들의 집단지성이 함께하고 있다.

세계와 미래를 향해 내딛는 충북의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헤쳐나갈 자신감이 부쩍 커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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