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마음의 소리
경청, 마음의 소리
  • 김연경<청주시 복대1동 주민센터 주무관>
  • 승인 2017.03.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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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김연경

민원 업무를 하다 보면 자주 방문하는 민원인들이 있다.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분들도 많이 오신다. 공무원을 준비할 때는 `상대방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친절한 공무원이 되겠다'라는 다짐을 많이 했었는데 실제로 실무를 보기 전에는 그 말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말인지 몰랐었다. 항상 미소를 짓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방문하는 민원인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뿐만 아니라 경청하고 소통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우리는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면서 살아간다. 삶 자체가 자신의 욕망을 누르며 세상과 타협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와 달리 속마음을 만화로 드러내며 살아가는 남자가 있다. 그는 바로 특이한 그림체와 캐릭터와 대화체, 그리고 기묘한 정신세계를 지닌 만화가 `조석'이다. 이 만화는 저자가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마음속에 감춰둔 진실의 소리를 묘사한 것으로, 현재도 누리꾼에게 놀라운 지지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저자는 자신의 일상생활을 만화로 그려내면서 아버지와 형, 그리고 기르는 고양이까지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해 표현하고, 삭막한 일상생활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살아 스트레스가 쌓인 우리들의 마음의 소리를 이끌어낸다.

최근에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는데, 바로 `경청, 마음을 얻는 지혜'이다. `경청(傾聽)'. 이 두 글자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였고 남 얘기를 귀담아듣지 않았었던 나에게는 꼭 필요한 책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이야기를 하면 형식적이 되는지 알 수 있었다. 중요한 건 상대를 대하는 진실한 마음과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었는데 나는 내 생각을 넣어주려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곳이든, 어느 사람이든 소통과 경청이 잘되면 그곳은 잘 돌아가게 돼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닌 마음과 태도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현대사회에서 차분히 상대에게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소통의 지혜인지를 알려준다. `들을 수 없는 병'에 걸린 주인공이 자신의 독선적인 행동을 뉘우치고, 상대의 마음을 얻어가는 감동의 드라마를 통해 `공감'과 `상생'을 위한 경청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지금껏 내가 생각해 온 `경청'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 그의 눈을 쳐다보고, 중간 중간 듣고 있다가 짧은 대답으로 알려주는 것이었다. 이것에는 진짜 중요한 것이 빠져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말하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진정한 마음이었다. 경청은 단순히 귀로 듣는 것이 아니었다. 몸과 마음을 상대에게 집중해 그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의사소통이 잘 되면 그 조직은 발전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상대방의 말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도 나오고,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책을 읽고 `경청'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집에서도, 친구와 있을 때에도, 그리고 회사에서도 이것을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다른 사람이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투덜대지 말고, 나부터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특히 공직에서 민원인들과 만나게 되면서 나는 얼마만큼의 마음의 문을 열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되며, 더욱더 노력하는 내가 돼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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