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과 유엔평화공원
반기문 총장과 유엔평화공원
  • 박일선<충북환경운동연대 대표>
  • 승인 2017.03.0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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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박일선<충북환경운동연대 대표>

김호복 전(前)시장은 탄금대 옆,과거 한강과 달내강, 충주천 사이에 있던, 샛강과 칠지소 매립지, 섬들 일대 12만7775㎡ 부지에 건축면적 1만6600㎡ 규모로 UN 홍보자료관과 중원박물관, 문화예술센터, UN상징탑, 테마공원을 조성하는 대규모 사업을 계획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여론수렴부족으로 시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돼 속도가 늦어졌고 결정적으로 민주당 소속의 우건도 후보 당선이후 이시종 전(前)충주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던 `무술축제'와 연계돼 이름도 바뀐 채 포기됐다. 당시 우 당선자는 `유엔평화공원은 김 시장이 독단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이름도 바꾸고 유엔기념관 대신 미술관 등을 만들겠다.'고 밝혔었다.

그것이 독선적으로 진행됐다는 비판을 받긴 했지만, 미래를 내다 본 매우 필요한 계획이었고 지역발전에 기여할 훌륭한 정책이었으며 탄금대와 한강 등 주변공간과 어우러진 탁월한 정책이었다. 미완(未完)이 됐어도 그 덕에 시민들은 질 높은 공원에서 행복을 맛 보고, 지역의 각종 초대형 행사를 할 공간으로 잘 쓰고 있다.

박정희 전(前)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들도 경부고속도 건설과 그린밸트지정 등에 대해선 박수를 보낸다. 충주에서 유엔평화공원사업은 그와 같은 것이다. `무술공원'하면 특정인 지지자요 `유엔평화공원'을 주장하면 그 반대자가 되는 현실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정말 독선적으로, 혈세를 펑펑 쓰며, 투자한 대가도 거의 없는 것이 무술축제 아닌가? 내외란을 이처럼 겪은 민족이 있던가. 더구나 탄금대를 배수진으로 8000명 조선 장졸(將卒)들이 목숨을 빼앗긴 임진왜란의 상징적인 전쟁터이지 않은가. 바로 이 공원 주변에 마한과 백제, 고구려, 신라, 가야문화가 오롯이 녹아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잘 보존된 백제제철단지, 화해와 통합을 위한 우륵의 예술혼, 서성(書聖)김생, 유인석과 충주의병, 항일시인 권태응의 발자취, 용신(龍神)문화, 멸종위기종 쑥부쟁이와 층층둥글레, 수달, 고니, 황금박쥐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이런 땅에서 자란 `반기문'이 평화의 상징 유엔총장이 되었으니 이를 기회로 하여 `국제적인 평화공원'을 건립하려 했던 것은 당연했다.

이제 정치인 반기문은 갔다. 평화지도자로 쓰일 큰 바람은 오고야 말 것이다. 그분을 비판했거나 지지했거나, 한 자리 얻어 보려고 잠시 입맞춤 하였던 간에 이젠 그것을 넘어, 어머니 고향이 그분을 지키고, 당신의 자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세계무술공원'은 `유엔평화공원'으로 속히 명칭변경이 돼야 한다.

정치적인 이유로 이를 왜곡해선 안 된다. 고시에 합격돼도 현수막을 붙이면서 어찌 세계대통령이 나왔는데 고향이 이렇게 모질어서야 되겠는가. 충주가 세계평화교육관광의 성지가 돼야 한다.

시의회와 집행부는 명칭변경은 물론 공원조성 및 관광교육예술적 측면의 활용방안에 대한 폭넓은 여론수렴에 적극 나서야 한다. 등소평(鄧小平)식 `흑묘백묘(黑猫白猫)'적 실용주의가 필요하다. 정치적인 이해득실로 충주를 더 이상 망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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