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가 내려오니 봄이로구나!
두꺼비가 내려오니 봄이로구나!
  • 박완희<두꺼비친구들사무처장>
  • 승인 2017.03.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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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 박완희<두꺼비친구들사무처장>

3월 5일 경칩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로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시기다. 농부들은 농사지을 준비를 본격적으로 한다. 이때가 되어야 이제 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실제 봄으로 들어서는 시기는 24절기 첫 번째인 입춘, 2월 4일이다. 이 시기가 되면 개구리들이 산란을 시작한다. 올해 청주지역에서 산개구리의 산란은 청주지역에서 산개구리의 산란은 2월 6일 시작되었으니 봄을 알리는 전령사는 바로 산개구리다.

24절기의 둘째는 우수로, 2월 18일이다. 봄으로 들어서는 입춘과 겨울 잠자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 사이에 있는 절기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로 이때가 되면 추운 겨울이 가고 대지에는 봄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신기하게도 우수 즈음에는 항시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청주기상청 자료를 살펴보면 2월 17일은 비가 1.5㎜가 내렸고 2월 19일은 6.5㎜가 내렸으니 24절기의 정확도는 대단하다.

우수에 비가 내리고 나면 땅속 겨울잠을 자던 두꺼비들도 산란이동을 준비한다. 낮 최고기온이 영상 10도가 넘어서고, 하루평균 기온이 영상 5도가 넘어서면 두꺼비들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지난 2월 28일이 평균기온 영상 5.4도였고 최고기온이 12.8도였다. 그리고 3월 1일은 평균기온 영상 5.9도, 최고기온이 11.9도였다. 참 신기하게도 두꺼비들은 이런 조건이 되면 생태 시계가 작동하여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이런 것이 바로 자연의 이치다.

자기가 태어났던 습지로 다시 돌아와 종족 번식을 하는 귀소본능을 가진 두꺼비들은 올해 두꺼비생태공원과 농촌방죽, 오송습지, 낙가동 소류지에서 3월 2일에 첫 관찰이 되었다. 문제는 서식지에서 산란지인 습지까지 직진하여 이동하는 두꺼비들에게 산과 방죽, 소류지 사이의 도로는 생명을 앗아가는 도로가 되고 있다. 무사히 도로를 횡단하였다 하더라도 인도에 설치된 12㎝ 이상 높이의 연석에 또 한 번 갈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두꺼비들이 올라서지 못하는 연석은 생명을 위협하는 장벽이 되어 이리저리 배회하다 결국 로드킬을 당하게 된다.

청주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두꺼비 순찰대를 조직하고 두꺼비를 비롯한 개구리, 야생동물들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체로 존중받는 활동을 진행한다. 청주지역의 두꺼비를 비롯한 양서류의 로드킬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빈번한 로드킬 발생 지역에 대해서는 두꺼비나 양서류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생태통로 설치와 연석 낮추기 등과 같은 보호방안 마련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자고 제안한다. 더 나아가 두꺼비를 청주의 깃대종으로 하여 청주시의 생물다양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주장하는 배경에는 개구리는 물과 뭍을 오가며 살아간다. 즉 수생태계와 육상생태계가 건강해야 만 살아갈 수 있다. 반달가슴곰이나 여우, 산양처럼 서식 반경이 넓지 않기에 일정규모의 생태계 유지만 된다면 도시에서도 생태계를 유지 할 수 있는 생물자원이기도 하다.

어미 두꺼비 한 마리에는 약 7000개의 알을 품고 있다. 두꺼비 한 마리가 죽는다는 것은 7000개의 생명이 동시에 죽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도로에 생태통로를 만들기만 해도 로드킬 당하는 개체 수는 확연히 줄일 수 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배려가 필요하다.

실제 청주시는 낙가동 소류지 도로변 연석을 낮추어서 로드킬 개체 수를 확연히 줄인 사업도 진행한 바 있으니 더 많은 곳에 작은 생명을 위한 배려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뭇 생명을 위한 배려를 통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명문화도시 청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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