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대학가 OT 풍속 달라졌다
충북지역 대학가 OT 풍속 달라졌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02.2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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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어라 마셔라” 옛말 … 無알코올·無기강 문화 형성

안전사고 사전 차단 … 대학들 캠퍼스내서 행사 추진

교육부 건전한 문화 정착… 관리·감독 철저 공문 발송
대학가 OT(orientation·오리엔테이션) 풍속도가 달라졌다.

“부어라, 마셔라”하며 사발주(?)를 들이키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대학캠퍼스에서 `無알코올'`無기강'OT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기성세대들에게 OT는 `오로지 마시고 토하자'로 통했다. OT과정에서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기강을 잡겠다고 운동장으로 집합 명령을 내리기도 했고, 대접에 소주와 막걸리를 섞어 마시게 하는 사발식을 하기도 했다.

이런 사정으로 2~3월이 되면 대학가에서는 음주사고와 폭력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했다.

충북 모 대학에서 2010년 선배들이 기강을 잡겠다고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한 뒤 신입생 여대생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2일엔 강원 고성의 한 콘도에서 OT에 참가한 수도권 대학 신입생이 만취 상태에서 손가락 3개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 학생은 새벽 술을 마신 뒤 만취 상태로 엘리베이터 기계실에 올라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지난해 건국대는 야외에서 진행된 OT 때 상급생들이 신체접촉이 있는 게임을 신입생들에게 시켰다가 논란이 되자 신입생 OT 전면 중단 선언을 했다.

충북지역 대학들은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올해는 대학 캠퍼스에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알콜 오리엔테이션을 원칙으로 새내기미리배움터 행사를 추진했다.

교원대는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2017학년도 신입생 510여 명, 재학생 600여 명 등 총 1110여 명을 대상으로 2017 꽃다발 새내기미리배움터를 개최했다. OT프로그램은 △성폭력예방교육 △금융특강 △학과별·부서별 오리엔테이션 △청람길 나들이 등으로 진행했다.

충북대는 지난해까지 야외에서 진행했던 OT를 올해부터 대학 캠퍼스에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단과대학별로 학사 일정 소개, 취업 정보 공유, 특강, 선배와의 대화 등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대학 농과대학은 지난해 1박2일 진행했던 OT를 하루로 단축했다.

서원대학교는 지난 21일 `DR EAM WITH SEOWON-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신입생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을 함께 진행했다.

이 대학은 지난해부터 학생회 주관으로 교외에서 진행된 OT를 입학식과 함께 학내에서 추진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죽을 때까지 마시자는 비뚤어진 대학 음주 문화로 신입생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걱정스러웠다”며 “캠퍼스에서 진행하다 보니 과음할 일도 없고, 학교밖으로 나갈 일이 없어 안전한 OT 문화가 정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최근 전국 대학교에 신입생 행사와 학생회 활동 등 건전한 집단 문화 정착을 위해 대학 차원에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교육부는 입학 전 신입생 OT는 대학이 주관하고, 대학과 무관하게 진행된 OT에서 사고 발생시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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