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마리 잡았니?”
“몇 마리 잡았니?”
  • 김금란 부장(취재3팀)
  • 승인 2017.02.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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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김금란 부장(취재3팀)

포켓몬고 게임으로 우리의 일상이 변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몇 마리 잡았니?”로 대화가 시작된다.

증강 현실(AR·Augmented Reality)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고가 한국에 출시된 지 한 달이 돼 가지만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1주일간 포켓몬고 사용자 수는 562만 7446명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4일 출시 이후 4~5주 동안 매주 500만~600만 명이 이 게임을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 자료를 보면 국민 게임으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게임을 즐기는 연령대도 다양하다. 10대가 전체의 32%로 가장 높았고, 20대와 30대가 각각 28%와 20%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 주말 청주 중앙공원을 찾았다. 예년보다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는 공원의 모습에 당황했다.

어르신들이 10여 명씩 모여 윷놀이를 즐기는 익숙한 모습과 함께 어린이부터 청소년, 20~30대 젊은 층, 가족들까지 눈에 띄었다.

특이한 점은 다들 휴대전화기를 손에 들고 여기저기 걸어다니고 때론 “잡아라”외치며 뛰어다녔다.

포켓몬고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중앙공원은 성지였다.

청주 중앙공원에는 선열들의 숨결이 서린 은행나무 압각수와 충청도 병마절도사 영문, 망선루가 있다. 또한 조헌 선생과 영규 대사를 기리는 비와 한봉수의 송공비, 박춘무의 비, 서원향약비 등 수많은 문화재가 있다. 어떤 중학생은 포켓몬고 게임을 즐기려 공원을 찾았다가 은행나무가 압각수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충북대 캠퍼스에서도 초등학생의 모습을 자주 본다. 이곳 역시 포켓몬고 성지다.

발 빠른 지자체는 포켓몬고 게임을 관광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산시설공단은 포켓몬고가 출시된 당일 페이스북에 부산시민공원에서 잡을 수 있는 30여 가지 포켓몬의 종류를 일일이 올려 누리꾼의 이목을 끌었다. 포켓몬을 잡는 데 쓰는 일종의 포획무기인 몬스터 볼을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포켓스탑'이 많다는 정보를 제공해 순식간에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한 술 더 떠 이동통신사와 제휴해 부산시민공원에 휴식공간을 마련하고 휴대전화기 보조 배터리를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강원 동해시는 추암 촛대바위가 있는 추암해변 주변이 포켓몬고 명당으로 떠오르자 관광지와 먹거리를 연계하는 다양한 마케팅을 내놨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월미도 등 포켓몬 성지 5곳을 선정해 이달 28일까지 온라인으로 `포켓몬고 인천성지 인증 샷 이벤트'를 실시해 인천관광 매직 머그컵, 인천관광 화장품 세트를 증정할 예정이다. 경남 함양군은 상림공원에 포켓스탑은 물론 포켓몬 대결을 할 수 있는 체육관이 대거 몰려 있고, 희귀한 포켓몬이 자주 등장한다며 다양한 홍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청주에서 엄마의 신고로 길잃은 아이를 찾고 보니 그 아이가 경찰에게 던진 한마디가 “세 마리 잡았어요.”라고 했을 만큼 국민 게임이 된 포켓몬고.

충북에서도 포켓몬고를 활용한 관광 마케팅이 필요하다. 포켓몬 게임자들 사이에 퍼져 있는 성지는 청주의 경우 충북대, 예술의 전당, 중앙공원 등이 있다. 성지를 중심으로 먹거리, 쇼핑거리, 문화유적지, 삼겹살 거리, 재래시장 등을 돌아보게 한 뒤 인증샷 이벤트를 통해 청주직지쌀이나 직지가 새겨진 열쇠고리를 선물로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게임을 계기로 포켓몬만 잡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관광객을 잡을 방법을 모색하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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