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의 달인
신앙생활의 달인
  • 김성일<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7.02.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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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김성일

제게는 돌아 보건대 설교보다 훨씬 더 힘든 것이 있습니다. 찬양집회를 인도하는 것 보다 엄청 더 힘든 것이 있습니다. 예배를 인도하는 것보다 무지하게 더 힘든 것이 있습니다. 사역을 하는 것보다 많이 더 힘든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하늘 땅 우주만큼 더 힘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앙생활입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신앙 삶, 신앙인으로서의 바른 삶입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음과 생각을 잘 지키라고 설교하기는 엄청나게 쉽지만 방학을 한 아이들의 좀비같은 모습에 내 마음과 생각을 지키기는 너무 힘이 듭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감사로 찬양을 드리자며 찬양집회 인도하기는 쉽지만 장기간 입원해 계신 어머님과 이러 저러한 어려운 일들이 함께 터질 땐 감사로 찬양하기는 너무 힘이 듭니다.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이니 연합하자고 밖으로 일하며 사역하기는 쉽지만 온 가족과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사랑으로 품고 이해하며 희생하여 안으로 행복하게 삶을 살아 내는 건 하늘만큼 땅만큼 힘이 듭니다.

그랬습니다. 제겐 일상의 삶을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삶입니다. 교회 안에서의 신앙은 좀 있는 거 같은데 교회 밖의 삶은 없는 거 같습니다. 진짜 어려운건 교회 안의 신앙이 아니라 교회 밖의 삶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웃이나 원수에 대한 주님이 일러주신 신앙생활은 내 몸같이 여기는 사랑에 악으로 갚지 말고 기도하고 축복하는 생활입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일에 조금도 참지 못해 분노와 혈기 속에 자주 넘어짐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어제도 신호대기 중에 뒤에서 갑자기 울리는 경적소리에 욱해서 큰일을 낼 뻔했습니다.

신앙생활의 달인이 되고 싶습니다. TV에 나오는 수 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여 열정과 노력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른 생활의 달인들처럼 저도 신앙생활의 달인이 되고 싶습니다. 김밥, 떡볶이, 만두 등 먹거리의 달인은 물론이고 이사의 달인 스피드의 달인 타이어의 달인 등 참으로 다양한 삶의 달인들이 있는데 저는 신앙생활의 달인이 되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신앙생활을 했으니 40여년 기간은 달인이 되고도 남을 세월인데 제 모습을 보면 신앙생활의 달인이 아니라 신앙연기의 달인이 된 건 아닌지 부끄럽기만 합니다. 온유의 달인, 겸손의 달인, 헌신의 달인, 오래 참음의 달인, 화평케 하는 달인, 사랑의 달인 등 삶속의 신앙생활의 달인이 되고 싶은데 오랜 세월만이 달인이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단 3년만에도 식빵의 달인이 된 아가씨도 있었으니.

진짜 어려운건 신앙으로 삶을 살아 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교회도 여기저기에도 신앙생활의 달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온통 나라의 아픈 소식으로 힘겨워 하는 마당에 거짓말 달인들과 모르쇠 달인들의 모습을 보니 울화통이 터집니다.

우리는 이런 못난 달인들이 아니라 신앙생활의 진짜 달인들이 되어 이 어두운 세상을 밝혀주기를 소망해 봅니다. 어느 자리 어떤 곳에 있더라도 신앙생활의 달인의 삶을 사시기를 축복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조롱과 채찍질뿐 아니라 결박과 옥에 갇히는 시련도 받았으며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켜는 것과 시험과 칼로 죽임을 당하고 양과 염소의 가죽을 입고 유리하여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았으니 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느니라”(히11: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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