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역사를 통해 답을 찾다
‘졸업식’역사를 통해 답을 찾다
  • 박원규<청주흥덕署 여성청소년계장>
  • 승인 2017.02.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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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박원규<청주흥덕署 여성청소년계장>

얼마 전 청주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으로서 이제 막 4대 사회악 근절에 맞서고 있는 난 아직은 미생이다. 누구나 익숙한 환경에서 새로운 환경으로 첫 걸음을 디딘다는 것은 설렘과 동시에 불안감이 상존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2~3월이 되면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게 되는 졸업시즌이 찾아온다. 이때쯤 여성청소년과는 강압적 졸업식 예방활동을 시작으로 학생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주며, 본격적으로 신학기가 시작되면 범죄예방교실, 학부모 간담회 등을 통해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숨 쉬며 생활을 한다.

내가 선택한 4대 사회악 문화 탐방 첫 번째 주제는 졸업식의 역사를 통해 현재 졸업식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해 논해보려 한다.

우리나라 역사 속 졸업식과 유사한 것은 관례, 고유례, 책거리 등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식은 조선의 관례-미성년자에서 성인으로 대접받다'

조선의 관례는 결혼식인 혼례보다 더 중히 여겨졌다고 한다. 보통 15~20세에 행하고 남자는 상투를 틀어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해서 어른으로 대접받고 성인이 됐음을 알리는 것으로 현재 고등학교 졸업은 관례와 의미가 상통하는 면이 많은 듯하다.

`고유례(告由禮)-나를 돌보고 조상과 스승에게 예로서 알리다'

성균관 학생들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졸업식! 하늘과 사람을 향해 향을 피우고, 성현에게 네 번 예를 표하고 스승에게 두 번 절을 올린다.

고유례는 입학이나 졸업을 할 때 행해졌으며 한국의 유산으로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으며 새로운 출발을 향한 아름다운 마무리로 귀결된다.

`책거리(책례)'서당에서 보던 책을 숙달했을 때 스승과 학우들에게 음식을 베풀어 고마움을 표현했던 아름다운 전통의 하나이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이런 소중한 졸업식 문화유산은 잊혀 갔고, 몇 년 전까지 졸업식은 밀가루, 알몸 뒤풀이 등 상상을 초월한 강압적 뒤풀이 문화로 변질하여 사회적 이슈가 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어떠한가?

경찰은 학교, 학부모와 예방 캠페인 등 대대적인 홍보활동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졸업식 가족사진도 찍어주고, 졸업식 후 청소년 유해업소 야간 순찰 등 사전 예방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의 건전한 졸업식 뒤풀이 문화 개선에 앞장선 결과, 이제 졸업식은 떠나는 아쉬움보다 서로가 보다 나은 새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추억과 행복의 장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 마주하고 있는 우리 자녀들의 졸업식은 고유례(告由禮), 책거리처럼 선생님, 친구들,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영광스런 행사로 정착되길 바라며, 청소년들이 내딛는 첫발부터 삐끗거리지 않도록 경찰, 지역사회 모두가 건전한 졸업식 문화 조성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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