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지민 기자
  • 승인 2017.02.0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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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이 성 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겨울 냉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햇살은 봄을 품고 있습니다. 곁을 내어주면 따스한 온기가 눈으로도 느껴집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온다'는 시인의 말처럼 계절의 시계는 그렇게 찾아옵니다.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오는 사람'처럼 봄의 자유를 희망으로 읽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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