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뜨지 않는 반기문 … 고향 충북의 선택은?
좀처럼 뜨지 않는 반기문 … 고향 충북의 선택은?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7.01.30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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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석재동 부장(취재1팀)

유럽인들에게 축구는 생활이다.

영국에선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질 경우 각종 소동을 일으키는 훌리건이라고 불리는 극성 팬들이 유명하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지역 간 전쟁으로 불릴 정도로 그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 같은 유럽의 축구전쟁은 도시국가가 발달했던 역사적 배경과 숱한 내전 끝에 일궈낸 민주주의 속에서 그들만의 자긍심과 애향심이 한데 어우러져 표출된 데서 기인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들의 역사적 배경은 알지 못한 채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정열적'이란 말로 호감을 표시한다.

이런 가운데 음성과 충주에서 나고 자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헌정사상 최초로 충북 출신의 유력 대선후보로 나왔다. 하지만 충북민심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한 때 대세로 떠올랐던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지더니 이제 오차 범위 밖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쫓는 형국이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논의도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귀국 후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에도 좀처럼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렇다고 반 전 총장이 보수기반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야당측에는 이미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안철수 등 대권후보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충북에서부터 반 전 총장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충북지역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등이 선제적으로 나서 전통적으로 자신의 성향을 외부로 표출하지 않는 충북민심을 여과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장(場)을 만들거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현재 반 전 총장 지지를 표명한 충북의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물론 음성과 충주 등 그의 고향에서조차 관망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쉽게 말해 누구 하나 총대를 메고 나서는 이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토록 부러워하는 선진국 미국과 유럽의 대선 또는 총선에서도 일정 정도 지역주의는 분명히 존재한다. 반 전 총장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와 세 결집이 촌스러운 행위는 결코 아니다. 나설 사람들은 나서야 한다.

반 전 총장의 지지기반이 되어야 할 충북이 너무 조용해 안타깝다는 목소리를 흘려 듣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청대망론의 진앙지가 될 충북에서 이종배 국회의원, 이언구 전 충북도의원 등 반 전 총장의 지역 핵심인물들이 적극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대선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반 전 총장에 대한 충북도민의 관심과 애정의 산물은 득표율로 증명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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