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를 조금 아시남유
충청도를 조금 아시남유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7.01.22 1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 윤원진 차장(충주주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본가 충주가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충주를 방문하고 충주 출신 방송인까지 정치를 소재로 주목받기 때문이다.

민주당 충주지역위원회(위원장 우건도)에 따르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21일 충주를 찾아 대선을 위한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충주에 도착해 성남시에서 하고 있는 서점협동조합의 지역모델인 `책이 있는 글터'를 찾아 `대한민국 혁명하라' 저자 사인회를 가졌다.

이어 성서동 차없는 거리, 전통시장 등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민주당 시의원 합동사무소에서 `혁명적 변화 두려움에 맞서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시장은 강연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음성에서 태어나 충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것을 두고 “나도 처가가 박달재 바로 옆 충주”라며 충주와의 연관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이 충청인의 자존심을 살리는 게 아니라 훼손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이 시장은 “반기문은 박근혜·이명박의 아바타다. 설 쉬고 곧 집으로 간다”며 “유엔 시절에 주어진 역할을 못했는데 앞으로도 역할을 제대로 하겠느냐”고 반 전 총장에 대해 날을 세웠다.

반기문 전 총장이 귀국 후 충주에서 열린 환영대회에 참석해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은 지 정확히 일주일만에 충주에서 반기문을 정조준한 것이다.

이 시장의 이 같은 작심 발언은 최근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탈환한 반 전 총장과 대선후보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여진다.

이미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해 10월 19일 충주의 한 기업체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같은달 1일 충주를 찾은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게 지역 정치권의 해석이다.

문 전 대표는 최근 발표한 일자리공약에서도 충주에 위치한 화장품 전문기업 `에네스티'의 주 4일 근무를 언급하며 충주와의 `해시태그(#)'를 강조한 바 있다.

충주가 고향인 방송인 조영구씨도 최근 반기문과 충주라는 연계 키워드로 부각된 바 있다. 조씨는 최근 방송 등을 통해 국회의원 출마 권유를 2번이나 받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조씨에 따르면 자신은 충주의 아들로 불리며 어머니도 자식의 출마(?)를 위해 46년째 꾸준히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조씨는 “충주에서는 `조영구야 나와라~'며 정치출마를 기대하고 있다”며 “당시 출마했으면 100% 당선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충주 뿐 아니라 충북이 정치로 주목받는건 고무적이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이 과연 충청도 사람들이 가진 소외의식을 제대로 알고 있을지 의문이다. 대선후보들의 잇따른 방문보다 한 방송인의 반농담이 와닿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