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사이다
김빠진 사이다
  • 김성일<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7.01.19 18: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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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김성일

요사이 신조어 중 사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속 시원하게 뻥 뚫어준다는 의미의 단어입니다. 이런저런 이유와 상황으로 속에 있는 진실의 말을 할 수 없는 그때에 그 어느 것도 거칠 것 없이 진실을 말해 버리는 사람의 말을 사이다라고 칭하지요.

얼마 전 탤런트 차인표씨의 사이다 수상소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 베스트 커플상을 받으면서 한 수상소감인데 너무 멋진 수상소감이었습니다.

“50년을 살면서 느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둘째, 거짓은 결코 참을 이길 수 없다. 셋째, 남편은 결코 부인을 이길 수 없다.”

수상소감이지만 많은 대중 앞에 시국에 관련하여 희망적인 하고 싶은 말뿐만 아니라 받은 상에 대한 적절한 언급까지 정말 시원한 사이다 같은 수상 소감이었습니다.

시원한 사이다가 있는 반면에 혹시 닝닉한 김빠진 사이다를 아시는지요? 분명 바른 말이고 시원하게 잘 말했다 싶은 데 왠지 찜찜한 차라리 아니 한만 못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그러한 김빠진 사이다도 있습니다.

분명 사이다는 사이다인데 김빠진 사이다 말입니다. 잘못된 관행이나 원칙에 어긋난 일들에 대해 바른말을 했는데 그 말을 한 사람이 더 바르지 못한 양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누구도 말하지 못했던 불편한 진실을 잘 말했는데도 어딘가 영 찜찜하고 차라리 말하지 말지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양심 없는 김빠진 사이다 같은 사람, 공중도덕을 잘 지켜야 한다고 거품 물고 이야기하는 제게 “아빠도 신호등 어겼잖아~~!” 라고 말하는 막내 때문에 바로 제가 김빠진 사이다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랬습니다. 탄산음료는 향이 다르더라도 그 음료를 마시는 사람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은 결국 탄산과 시원함이었습니다. 탄산이 아무리 많아도 시원함이 없거나 아무리 시원해도 탄산이 없으면 그 음료는 속 시원함을 주진 못할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에 있어 탄산은 예수그리스도의 마음이요 시원함은 의와 진리로의 바른 삶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사랑 없는 의와 진리의 삶이나 예수님의 사랑을 품었지만 바르지 못한 삶의 모습을 지녔다면 그건 분명 김빠진 닝닉한 사이다 같은 사람일 것입니다.

우리 안에 탄산처럼 예수님의 사랑을 품고 시원하게 우리의 삶의 의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세상 갈증을 느껴 해소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김빠진 사이다로 더 갈증을 느끼게 한 장본인이 제가 아니었는지 닝닉한 김 빠진 사이다처럼 그런 믿음의 사람은 아닌지 회개합니다.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잠25:13)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5:20)

오늘도 김빠진 사이다가 아니라 아주 시원하고 탄산이 충만하여 입안에 들어갈 때부터 온몸에 전율이 일고 모든 갈증이 해소되는 시원한 사이다의 삶을 사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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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관 2017-01-20 23:00:48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