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이 수상하다
올겨울이 수상하다
  • 김민주 교사<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 승인 2017.01.1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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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김민주 교사

우리나라는 중위도 편서풍 지대에 위치해 있어 서풍이 우세하게 부는 지역이다. 겨울이 되면 시베리아에 큰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계절풍까지 더해져 서풍이 더욱 강해진다. 서풍은 아직 육지보다 따뜻한 서해를 지나오면서 많은 수증기를 얻게 되고, 수증기를 많이 얻은 공기는 우리나라에 상륙하면서 차갑게 식어 서해안에 많은 눈을 내리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서해가 어느 정도 식어 수증기의 공급이 적어질 때까지 일어난다.

하지만 올 겨울엔 아직 서해안에 많은 눈이 왔다는 소식이 없다. 2016년 12월의 평균기온은 예년에 비해 1.5℃나 높은 상태이고, 평년(24.5mm)에 비해 강수량도 273% 증가하였다. (2016년 평균 강수량 63.1mm).

이런 변화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라니냐이다. 라니냐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으로 동태평양 온도가 평상시보다 3개월 평균 0.5℃ 낮은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무역풍이 평상시보다 강해져 적도의 따뜻한 물을 서태평양 쪽으로 세게 밀기 때문에 나타난다.

2016년 11월 이상한파가 몰아쳤을 때 기상청에서는 라니냐의 영향으로 올 겨울은 평년에 비해 매우 추울 것이라 예보하였고 지난주 평년보다 매우 추운 겨울이 찾아왔다. 앞으로 이런 매서운 추위는 몇 번 반복될 것이다.

예로부터 내려오던 이야기 중 겨울철 날씨를 수식하는 말로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3일간 춥고 4일간 따뜻한 날이 겨울철에 반복된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었다. 지금은 기상이변으로 정확히 맞진 않지만, 매우 과학적인 관찰에 의해 만들어진 말이다.

우리나라 겨울철 기상에 큰 영향을 주는 기단이 시베리아 고기압인데 이 고기압의 확장 주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고기압의 확장이 나타나면 우리나라는 추워지고, 고기압이 수축하면 우리나라는 따뜻해진다. 라니냐로 인해 시베리아 고기압이 평상시보다 더 차가워지며, 이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강하게 미치게 되면 지난 주말처럼 강력한 한파가 찾아온다는 이야기이다.

짧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미국과 비교할 때가 많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와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의 일기예보 정확성을 비교해보면 워싱턴 DC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결과는 기상관측 지점의 수 차이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서해위의 기상요소를 측정하는 기상관측소가 거의 없다. 그래서 서해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기에 예보에 오차가 발생한다.

반면 워싱턴 DC는 미국의 동부에 위치하고 이 지역도 편서풍 지대이므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공기가 이동하며 지상의 수많은 관측소에서 관측된 값을 통해 일기를 예보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미국에서도 태평양과 바로 인접한 LA의 경우 워싱턴 DC보다 일기예보의 정확도가 매우 떨어진다. 우리나라도 서해보다는 동해 쪽의 일기예보 정확도가 높은 것도 같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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