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밭에 마음이 가 있는 충청북도의회 의원들에게
콩밭에 마음이 가 있는 충청북도의회 의원들에게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7.01.16 2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 김기원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금의환향했다. 10년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돌아왔다.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서울역에서도 그를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그를 반기고 있다는 반증이다. 아니 보수와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경륜 있는 지도자를 갈망했다는 표징이기도 하다.

그런 국민의 마음에 답하려는 듯 국민대통합을 외쳤고,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주장했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이 한 몸 불사를 각오가 되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UN사무총장을 하며 쌓은 경륜과 리더십을 대한민국을 위해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대선 출사표의 서막이었다.

반 총장의 귀국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개헌과 대선정국으로 급속히 전환되는 도화선이 되었다. 이른바 선거의 계절을 몰고 왔다. 아무튼 선거는 줄 세우기를 수반한다.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을 물론 지자체 의원들까지 선출직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와 소신에 따라 줄을 서게 된다. 정치적 명운이 걸린 도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반 총장은 음성에서 태어나 충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그가 충청권대망론을 등에 업고 보수진영 대표주자로 대통령 후보가 되면 충청지역 정치판은 크게 요동칠 것이다. 그러므로 콩밭에 마음이 가 있는 충청북도의회 의원들을 나무랄 수 없다.

반 총장이 어느 정당을 선택하든 그와 행보를 같이할 국회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이 적잖이 있을 터이고, 도의원들도 그들과 함께 몸담았던 당적을 버리고 불나방처럼 반기문당으로 빨려들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충청북도의회 의원은 총 31명이다. 새누리당이 20석을 차지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이 11석으로 야대여소를 이루고 있다. 전반기는 충주출신 이언구 의장이 이끌었고, 후반기는 청주출신 김양희 의장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는 KTX세종역 신설 저지를 위해 반대 건의안을 내고 충남도의회와 공동 성명을 발표했고, 문장대 온천개발 저지 결의안 등 지역 현안에 대해 초당적으로 협력했으나, 항공정비(MRO)산업점검 특별위원회는 여·야간 엇박자로 도민들의 알 권리 충족과 정책대안 모색에 실패했다.

김양희 의장은 지난 3일 `올해는 외부의 혼돈 속에서도 내부의 조화로움을 만들어 도민께 희망의 언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도민의 행복과 충북의 발전에 초당적 협치의 의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임시회와 정례회의 내실을 다져 집행부에 대한 감시·견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면 의원들 모두가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로서 주민 여망을 더 많이 경청하고 문제 있는 정책이나 사업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책임 있는 견제와 대안제시로 행정누수의 최소화와 도민행복 극대화를 도모해야 한다.

하지만 내년 6·4지방선거가 있어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기간은 올해 뿐인데 대선과 개헌 정국으로 인해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으니 주어진 소명을 완수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자신들이 미는 대선잠룡들에게 줄을 설 것이고, 그들의 당선을 위해 기여해야 할 터이니 말이다.

KTX세종역 문제와 문장대 온천개발 문제도 해결된 게 없고, 수도권규제완화 움직임을 비롯한 대외환경이 좋지 않다.

특히 대선과 개헌의 양대 의사결정과정에 충북의 이익이, 충북의 미래가 담보되도록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시간이 없다. 뭉쳐야 한다.

도민들이 달아준 배지가 부끄럽지 않도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