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
화두
  • 법원<청주 능인정사 주지 스님>
  • 승인 2017.01.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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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법원

안거란 부처님 재세시부터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불교의 수행방법으로 수행자들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기간을 정해 놓고 공부와 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 재세시에는 출가 수행자들이 무소유와 탁발을 원칙으로 하고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정진하는 것을 수행원칙으로 삼았다.

덥고 건조하던 시기가 지나고 우기가 되면 대지에 활기가 돋아 벌레들을 비롯해 작은 생명을 밟아 죽일 염려가 있으며 비가 옴으로 돌아다니는 것도 지장이 있고 탁발도 곤란해지므로 이때만큼은 일정한 장소에 모여 공부하고 수도에 전념하는 기간으로 삼았다.

인도에서는 비가 오는 계절에 시행되었으므로 수거라 하였지만, 불교가 중국으로 전파되면서 추운 겨울에도 안거의 필요성이 있어 동안거, 하안거라 해서 여름과 겨울에 한철씩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출가 수행자들은 자신의 공부와 수행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 돌아다니다 안거가 시작 되면 유행을 정지하고 일정한 장소에 모여 그동안 전념하지 못했던 공부와 수도에 정진하고 기간이 끝나면 한자리에 모여 “자자”라 하여 각자의 생활을 반성하고 큰 스님께 공부를 점검받고 의문을 풀었다.

안거는 느슨해졌던 청정생활을 엄격하고 철저하게 실시함으로써 승단의 계율을 수호하고 수행자의 정신력을 충전하는 시간으로 매체의 발달로 개인의 생활이 노출되는 현대에서는 결속과 화합 그리고 수행의 차원에서 더욱 필요하다.

지금 우리나라가 위정자의 잘못된 판단으로 촛불시위다, 탄핵이다, 온통 시끌벅적하다.

누구의 실세라 하여 `언제, 누가, 무엇을, 왜'가 날마다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숨겨진 비화가 드러나는 양상이며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애를 쓴다.

울분하고, 흥분하던 마음을 내려놓고 수행자의 본분으로 돌아와 가부좌를 틀고 정전백수자 “어째서 뜰앞의 잣나무라 했는고?” 화두를 챙긴다.

현재의 삶에 집중하기보다는 권력과 소유와 탐욕에 가치를 두면 그 삶은 행복할 수 없고 시간 앞에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더불어 사는 동업중생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모든 것이 홀로 하나씩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인연이 서로 화합함으로써 연하여 일어난다.

이것이 세상의 법칙이다. 어떤 한 가지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홀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 우주 법계의 인연에 의해서 서로 연관되어 일어나는 것이다. 현재 바라보는 내 앞의 상대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다.

이제는 누구 탓을 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때이다.

동안거 결재가 얼마 남지 않았다. 현재 나는 내 뜻을 소중하게 여기며 정성을 다해 바르게 살고 있는가? 삶의 화두를 챙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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