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17.01.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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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헌의 소품문 (小品文)
▲ 강대헌

ㆍ우리는 박상미가 쓴 인터뷰 에세이를 통해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ㆍ타인이라는 우주를 만나는 통로로서의 대화는 꼭 탑승해야 할 비행선과도 같다. 멋진 항해를 하고 싶다면 자음과 모음이란 볼트와 너트뿐만이 아니라, 박상미라는 매력적인 조종사와 함께해야 한다.

ㆍ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싶다. 내 꿈을 액즙처럼 짜면, 사랑이란 추출물이 나오길 바란다.

ㆍ인터뷰어(interviewer)의 진심은 상대의 마음을 여는 유일한 열쇠이다.

ㆍ오늘이 답답하고 외롭고 쓸쓸하여 내일이 막막할 때, 이젠 더는 풍선껌 와우(WOW)를 씹지 않으련다. 대신에 박상미의 삶을 넓혀준 대화 속으로 들어가겠다. 거기엔 지혜도 있고, 위안도 있으니까.

되돌아보니 2015년 9월에 본지의 `수요단상'코너를 통해 문화치유 전문가 박상미의 에세이집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를 위와 같이 소개한 적이 있더군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책을 선물하곤 했는데, 이젠 다른 책으로 바꿔야만 할 것 같습니다. 기다리던 박상미의 두 번째 역작이 나왔기에 말입니다.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이란 책입니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이 책에 대한 뜨거운 소문이 확장되고 있긴 합니다만, 저도 가만히 있기는 어렵군요. 자꾸 입이 근질거리기도 하고, 엉덩이가 들썩거리기도 하니까요.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가 영화의 전반부라면,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은 후반부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드디어 놀라운 한 편의 옴니버스(omnibus) 영화가 완성된 것이죠.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서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고 얘기를 나누는 것을 뜻하는 `인터뷰'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박상미의 속마음을 모른 체해서 안 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몇 번을 거듭 살펴보아도 박상미의 인터뷰는 격(格)과 결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앞에 있는 그 사람 곁으로 몸을 기울여 귀를 가까이 대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자신의 감정을 잣대처럼 먼저 내세우지 않고 그 사람의 감정 골짜기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경청과 공감의 지난(至難)한 순례를 그의 인터뷰는 마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인터뷰이(interviewee) “그들의 깊은 눈빛과, 흘리는 눈물 온도와, 마주 잡은 손의 체온과,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삼키며 잠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릴 때의 쓸쓸한 눈빛, `말 없는 말'까지도 다 담아내려 애썼다”라는 박상미가 만난 사람들의 면모는 생생했습니다.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박상미는 말합니다.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곁에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느려도 반드시, 반듯하게 목표를 향해 걸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랑을 받은 사람은 주변에 나누어주게 돼 있어요. 받은 사랑의 나비효과는 놀라웠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스토리텔러(storyteller)로 살고 싶다는 박상미를 주목합니다./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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