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품질로 승부하자
사드보복, 품질로 승부하자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7.01.11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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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며칠전 중국에서 막 귀국한 도내 화장품 업체 대표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중국의 `사드보복'의 실태를 질문했더니,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나중에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다. 귀국하자마자 인천공항에서 전화를 한 그의 표정이 어떨지 연상될 정도로 말투가 어두웠다.

오늘은 상하이에 있는 충북사무소에 전화를 했다. 상하이 충북사무소 관계자도 한국언론이 지적하는 대로 중국측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데는 동의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의미있게 다가온 것은 이번 기회에 힘들더라도 수출경쟁력을 더 갖추자는 말이었다.

그는 중국 측이 그동안은 한국 측의 수입품들에 대해 봐준 것이라고 또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요즘에 와서는 좀 더 엄격한, 이른바 `에프엠'대로 규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엄격해진 배경이 꼭 `사드배치'때문만은 아니며, 그들의 무역 관행에 변화가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했다.

사실 중국 측은 지금까지는 완제품 한 품목에 대해 위생검사를 했다면, 요즘은 수십 가지 화장품 성분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검사를 한다고 한다. 예전보다 수십 배는 까다로워졌고,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통과될 확률은 그만큼 낮아졌다.

사드배치를 빌미로 이런저런 비관세 장벽을 더 높고, 강하게 쌓는 중국 측의 태도가 뻔히 보이는데도 그의 말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치졸하게 느끼더라도 원칙대로 한다는 데 대해 뭐라고 할 말이 있을 것인가 말이다. 또한 국가간 주권과 안보에 관련된 문제에서 화장품업체나 자치단체가 할 역할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힘들더라도 수출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의 울림이 크다.

미국의 차기대통령 트럼프의 무역보호조치가 청주의 한 반도체 회사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만일 미국이 한국산 반도체에 대해 중과세를 하든, 무역장벽을 높여 수입을 줄일 경우 미국산 제품이 이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술력에서 그만큼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반도체업체 관계자는 오히려 트럼프 취임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이렇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사드보복이 전국 화장품 생산량 2위를 달리고 있는 충북에는 예방약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송에 있는 한 화장품업체는 반제품을 수출하는 전략으로 위기를 피해가고 있다. 현지 파트너 업체와 함께 현지에 아예 공장을 짓기로 했다. 단순한 수출에서 현지 진출이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화장품업체들이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세워 시장을 파고드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지역 화장품업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사드보복 위기에 위안이 된다. 그러나 내일 충북도가 도지사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한다고 하니, 충북화장품업체의 기술력 증진과 마케팅 강화, 수출노하우에 대한 컨설팅과 자금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대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충북의 화장품이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사기 위해 청주가 유커로 북적일 수 있도록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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