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개교 70주년 `이제 축배를'
청주대 개교 70주년 `이제 축배를'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01.10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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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김금란 부장(취재3팀)

청주대는 그냥 청주에 소재한 4년제 대학이 아니다. 충북을 대표하는 사학이며, 한강 이남에서 광복 이후 4년제 최초의 사학이다. 이런 청주대가 오는 6월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70년 동안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던 청주대의 현재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다.

2014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되면서 시작된 학내 분규 여진은 여전히 잔재해 있고, 법인과 대학, 학교구성원 간 소송 전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학생회장 선거까지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역시 법정다툼을 하고 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되면서 대학이 퇴출 위기를 맞았는데도 구성원들은 변한 게 없다.

대학은 오로지 학생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학생은 안중에도 없는 듯 오로지 물고 뜯는 모습에 대학을 바라보는 도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충북을 대표하는 사학이라는 사실 자체가 창피한 존재로 전락했다. 이런 사정으로 차라리 대학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년 전 강제 철거됐던 김준철 전 명예총장의 동상이 지난 8일 원래 자리에 세워지면서 또다시 시끄럽다.

대학에서는 동상이 복원은 됐는데 누가 어떻게 제자리에 갔다 놨는지 알 수 없다는 견해이고, 교수회는 동상 복원은 교수회와의 대화를 결렬하겠다는 악의적 의도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총동문회 역시 청주대학교가 여전히 독선과 아집을 받드는 어리석은 충성의 꼭두각시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대학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같은 데 같은 사안을 두고 보는 시각은 상반된다. 동상 복원을 두고 대학은 이번 참에 갈등을 봉합해 함께 화합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인데 교수회는 이번 사태로 내년에 있을 대학평가에 미칠 수 있는 모든 책임은 동상을 복원시킨 당사자들에게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니 하는 얘기다. 동문회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출하고 있다.

어쩌다 한 수 이남 최초 사학이 이 지경이 됐을까?

올해 충북지역 4년제 대학 대부분 정시모집 경쟁률이 하락했다. 단지 학생 수가 감소하고 수시모집 비율이 확대됐다고 보기에는 심상찮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충북지역 대학의 입학정원은 2018년까지 기존 입학 정원수보다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회 유은혜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1주기 전국 입학정원 감축 인원은 총 5만3500여명이다. 이 중 충북 대학의 입학정원은 2만4600여명에서 2만1400여명으로 3200여명 감소한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2년 동안 1만2700여명을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다. 이 기간 충북의 정원감축비율은 4.1%로 제주(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특히 청주대는 2014학년도 정시모집 경쟁률은 4.58대1이었고, 지난해는 4.39대1로 하락했다. 올해는 3.12대1로 급락했다.

청주대는 올해도 정부재정지원제한 대학을 탈피하지 못하면 강제 퇴출도 감수해야 하는 위기에 봉착한다. 오로지 학생만을 생각한다면 서로 양보 못할 것도 없고 털어내지 못할 것도 없다. 더욱이 위기에 봉착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청주대가 이제 이름값을 해야 한다. 저간의 사정이 어찌 됐든 더 이상의 편갈린 싸움은 안 된다. 차라리 이번 동상 복원을 기회로 한수 이남 최초 사학이라는 전통을 이어갔으면 한다. 조금씩만 명분 있게 양보해 개교 70주년 기념식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축배 드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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