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닭띠해'의 희망
충북 `닭띠해'의 희망
  • 이종욱<충북도의원>
  • 승인 2017.01.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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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종욱<충북도의원>

2017년 새해는 정유년(丁酉年)이다.

닭띠 해다. 그것도 부를 상징하는 붉은 닭의 해다.

어둠 속에서 여명을 알리는 닭은 상서롭고 신통력을 지닌 서조다. 어둠을 가르는 울음소리로 새벽을 알리고 빛의 도래를 알리는 동물이다. 그래서 닭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시작의 의미로 상징되기도 한다.

이런 닭의 해에 충북에서는 무슨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1945년 을유년 닭의 해에 우리는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광복했다. 그 해 8월16일 건국준비위원회 위원장 여운형의 사촌동생인 여운일이 청주형무소의 문을 열어 애국지사들을 석방했다. 일부 인사들은 충북도자치위원회와 충북도치안유지회를 조직했으나, 9월11일 미군이 청주역에 도착하고 미군정이 시작되면서 자동 해체됐다.

1957년 정유년에는 4월28일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에 괴산수력발전소가 건설됐다. 국내 기술진이 설계·시공한 최초의 발전소이다. 1969년 기유년에는 박정희 정부가 정권 연장을 위해 대통령의 3선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개정한 3선 개헌에 반대하는 충북 도내 대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9월에 충북대와 청주대는 학생들의 반대 시위에 무기한 휴강에 들어갔다가 한 달 뒤에 4학년생에 한해 개강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연일 시위에도 3선 개헌은 9월14일 국회를 통과하고 10월17일 국민투표에서 확정됐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1년 7대 대선에서 다시 당선되면서 장기집권에 들어갔다.

1981년 신유년에는 `충주 고구려비'가 국보 205호로 지정됐다. 이 고구려비는 2012년 7월 개관한 충주고구려비전시관 안으로 옮겨졌다.

1993년 계유년 1월7일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의 우암상가아파트가 화재로 무너졌다. 28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으며 37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허가 후 건물을 시공하면서 자금난으로 건축업자가 여러 번 경질됐고 그때마다 무리한 설계 변경과 4층, 옥탑 증축으로 기초공사에 대한 건물 하중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제천 출신으로 청주대를 졸업한 산악인 허영호씨가 그 해 11월 남극점 원정에 나섰고, 앞서 5월에는 서원대를 졸업한 여성 산악인 지현옥씨가 에베레스트를 등정했다. 지씨는 1988년에는 대한민국 여성 최초로 매킨리산에 오르는 등 여성 산악사에 한 획을 그었으나, 1999년 안나푸르나를 등정하고 하산 도중 실종됐다.

2005년 을유년에는 6월30일 충북도민이 염원했던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청주 오송역이 확정됐다. 오송역은 2010년 11월 경부고속철도와 2015년 4월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명실공히 분기역으로서의 위상이 높아졌으나, 최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세종역 신설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렇듯 역사속의 닭띠 해에 충북은 울기도 했고 웃기도 했다. 가슴 아프기도 했고 뿌듯하기도 했다. 모든 이치가 동전의 앞뒤처럼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인 면도 있듯이 그렇게 수 많은 닭의 해를 역사 속으로 흘렸다.

다시 닭의 해를 맞았다. 닭의 울음소리가 어둠을 물리치고 광명을 가져 오는 창조적 의미로 인식되는 것 처럼 정유년 새해는 충북이 태양의 기운을 담아내는 힘차고 희망찬 한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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