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제, 낙관하지 말라
충북경제, 낙관하지 말라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7.01.04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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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지난 연말에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충북의 명목 지역내총생산(GRDP)가 52조4000억원인데다, 실질경제성장률이 4.16%로 제주(4.49%)에 이어 전국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전국 평균 경제성장률이 2.8%에 그쳤으니 충북의 경제발전 속도가 경쾌하고, 빠르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새해 벽두부터 충북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희망적인 발표를 했다.

충북의 올해 예상 경제 성장률이 최저 3.39%에서 최고 4.21%, 평균 3.92%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또한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예상한 제주 경제성장률 예측치 4.3%만큼이나 높다.

이런 경제성장이 예측대로 이뤄지면 충북의 올해 GRDP는 55조원을 달성, 전국 대비 경제규모가 3.55%를 기록하게 된다고 한다.

OECD, KDI 등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의 201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46%인 것과 비교해보면 올해도 충북이 일취월장하겠다는 기대감을 품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충북경제가 과연 성장속도만큼 건강한지, 2020년에 전국비중 4%를 달성할지는 더 살펴봐야 한다.

충북경제는 그동안 4~5년 주기로 경제비중이 하락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충북경제는 2000년에 3.19%를 기록한 이후 성장하다가 2003년 2.99%, 2008년 2.94%까지 떨어졌다. 다시 탄력을 받던 2012년에 3.19%로 다시 떨어졌다. 이후 2013년(3.34%), 2014년(3.38%), 2015년(3.43%)로 상승했으니, 2016년과 2017년을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외형적인 성장보다 더 주목 해야 하는 게 내실이다. 이와 관련된 통계를 분석해보면 충북은 그다지 남는 장사(?)를 하지 못했다.

2015년 1인당 개인소득은 1574만5000원으로 전국에서 전남(1491만7000원), 강원(1507만2000원), 경북(1556만원) 다음으로 적다. 울산(2001만원)보다 무려 426만5000원이나 차이가 난다.

소득의 역외유출현상도 심각하다. 지역내총생산 대비 명목 지역총소득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명목 지역총소득이 44조2000억원에 그쳐 지역내총생산 대비 비중이 84.3%에 불과했다.

이는 전국평균 100.5%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울산(82.2%), 경북(83.9%)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은 규모다.

지역총소득은 지역총생산에서 지역 외로부터의 유출입 소득을 가감해 산출되는 것이다. 즉 충북의 지역총소득이 지역총생산보다 적다는 것은 충북의 소득이 그만큼 외지로 빠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도 중요하고, 분배도 중요하며,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가장 중요하다. 충북경제가 새해에는 부상의 암초를 만나지 않고 내적, 외적으로 모두 성장해야 한다.

또한 이런 여러 가지 통계와 전망으로 볼 때 충북의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뜬구름 잡지 말고, 치열하게 이상을 현실화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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