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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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1.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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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는 좀 하고 있니
박 을 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대의원>

신년을 맞아 시골 노모가 계시는 곳으로 다녀왔다. 가면서 가게마다 문 앞에 놓여 있는 황금색 돼지 저금통을 보면서 왜 그러나 싶었다. 알고 보니 올해가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라는 것이었다. 그냥 돼지해도 아니고 황금돼지해. 역술가들은 그런 것 없다, 속설일 뿐이다 라고 해도 특별한 황금돼지해이기를 바라는 많은 이들의 소망이 있고, 황금돼지해라고 해야 상업적 이익을 취할 이들도 있으니 올해는 아무래도 옳고 그르고의 문제를 떠나 황금돼지해가 될 것 같다.

황금돼지해라 그러는 것인지 오가는 신년덕담도 유달리 많은 신년 어름이다. 요 며칠 지내는 동안 다양한 덕담을 들었다. 새해 복많이 받으라는 전통의 인사에서 행복을 쟁취하라는 진취적인() 인사까지 말씀을 건네는 분들마다 어쩜 한 분도 똑같지 않은지 놀라울 지경이다. 그렇긴 해도 행복, 건강, 평안, 웃음 등의 말씀들이 단연 많았다. 누구나 원하지만, 누구나 다 이런 것을 얻기는 어려운 현실 탓인지….

신년에 품는 희망대로 모든 일들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신년덕담대로 모든 일들이 술술 풀린다면 또 얼마나 좋겠는가 신년이라고는 하나 지난해에 다 못한 일들이 남아 있고, 올해 풀어야 할 문제들이 앞을 가로 막고 있으니 신년이라 한들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것만은 아닐 성 싶다.

교원노조가 충청북도교육청에 요구하고 진행해 왔던 단체교섭도 일괄타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해결되지 않았다. 교육부가 강제하고 있는 연가투쟁에 대한 징계작업도 해를 넘기며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교원평가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도 여전할 것이다. 사립학교법은 제대로 시행되기도 전에 정치적 타협의 대상으로 되었다. 이러한 일들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쨌건 남은 숙제들이 조속히 해결되도록 당사자들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 것인가 열린 자세로 대화하는 자세가 아닐까

올해는 뺨을 때려 놓고 소리친다고 꾸짖는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요지부동으로 방백(傍白)을 일삼는 일들도 없었으면 좋겠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 들으며, 그 들은 것을 토대로 자신을 조정할 줄 아는 대화의 자세로 남은 문제들이 우선적으로 해결하기를 바란다.

온 나라의 관심이 올해 있을 대통령선거로 몰리고 있다. 교육계도 처음으로 치러지는 주민직선 교육감 선거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릴 것이다. 충북교육계도 마찬가지다. 교육행정의 수장을 선출할 권리를 주권자의 손에 돌려주는 것이야 말로 교육민주화의 큰 진전임에 틀림없다. 벌써부터 교육감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린다. 어떤 분이 후보로 나서게 되든 교육계의 남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없이는 한 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이다.

방학중에 아이들과 통화하게 되면 여러 가지 말을 하게 되지만 그중에 꼭 빠트리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숙제는 좀 하고 있니'라는 말이다. 이 말은 충북교육계에도 돌리고 싶은 말이다. 희망찬 신년설계와 힘 있는 출발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일임에도 해결되지 못한 숙제해결이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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