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낙엽은
떨어진 낙엽은
  • 최종석 교사(괴산 목도고)
  • 승인 2016.12.28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 최종석 교사(괴산 목도고)

아띠동아리의 활동으로 괴산에 있는 로뎀의 집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 학생들이 모여서 마당과 집안 구석에 있는 낙엽을 치우는 활동을 했다. 낙엽을 치우고 나서 돌아올 때 학생들이 “낙엽을 치우니깐 깨끗하네요”하고 웃으며 말했다. 인사를 하고 돌아올 때 산에 쌓여 있는 낙엽들을 보고 “왜 산에 있는 낙엽을 치우지 않을까?” 하고 엉뚱한 질문을 하는 학생이 있었다. 자연에서의 낙엽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낙엽의 영양성분은 모두 나무에 주고 셀롤로오즈와 무기물 등 몇 가지만 가지고 땅에 떨어진다. 그래서 낙엽이 썩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셀롤로오즈를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침범하고 분해하여야만 다음 과정을 수행한다. 분해가 잘되지 않은 리그린, 셀롤로오즈가 있다. 쓰러진 오래된 나무는 발로 차면 그대로 부서진다. 리그린이 분해되어 버리면 강도가 급격하게 약화하기 때문이다.

겨울에 낙엽이 휘날리면 더 추울 것이다. 그런데 산에는 떨어진 낙엽이 휘날리지는 않는다. 온도가 낮아져서 낙엽과 낙엽 사이에 있는 습기가 얼어서 서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밑에 낙엽들이 막아주는 추위를 견디며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있다. 봄에 빨리 잎을 달고 꽃을 피우기 위하여서이다.

떨어진 잎들은 훌륭한 미생물들의 피신처가 된다. 겨울은 진화에서 적응하지 못한 종은 사라지도록 만들어 놓았다. 떨어져 쌓여 있는 낙엽들은 토양 온도를 너무 낮게 내려가지 않게 하여서 많은 미생물을 추위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물론 이 중에는 병을 일으키는 나쁜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다. 떨어진 낙엽을 모아서 불에 태운다. 최근에는 논, 밭, 집에서 소각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환경오염물질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나뭇잎을 달고 있다. 가을에 작년의 나뭇잎이 떨어진다. 올해 성장한 나뭇잎을 가지고 있다. 과연 어떠한 것이 더 유리할까? 겨울에 떨어지는 참나무와 떨어지지 않는 소나무. 겨울을 이겨내고 봄에 빨리 빛을 받아서 다른 식물보다 우점하겠다는 소나무와 겨울에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늦게 피어서 천천히 성장하겠다는 참나무. 어느 것이 더 진화되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극상은 참나무류가 차지한다. 겨울에 잎을 잃음으로써 에너지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 극상에 먼저 도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서서히 온난화의 영향으로 침엽수가 점점 줄어들고 활엽수가 온산을 감싸고 있다. 추위를 이기는데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잎을 가진 침엽수가 유리할 것 같은 데 반대이다 활엽수가 유리하다. 아마도 추위를 이겨내는 것 말고 다른 것이 있는 것 같다.

떨어진 낙엽은 나무에 역할을 다하고 땅에 떨어져서도 미생물과 내년에 싹이 틀 식물들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떨어진 낙엽은 그냥 떨어져서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떨어졌기 때문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