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左右) 논쟁, 구시대적 망령
좌우(左右) 논쟁, 구시대적 망령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6.12.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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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자본주의는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고, 사유 재산제를 인정하며, 자유경제를 법적 제도적 장치로 뒷받침함으로써 생산력의 극대화를 모색했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경제적 원리인 개인주의를 사회주의로 대치한 뒤,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 및 계획경제를 실시함으로써 모두가 평등한 정의로운 세상을 구현하고자 했다.

20세기 내내 서로 우열을 다퉈온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체제 경쟁은 20세기 말에 이르면서 사회주의의 패색이 짙어졌고, 자본주의 승리로 끝이 났다.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자본 중심의 이윤추구에 초점을 맞춘 자본주의가 개인의 사리사욕을 인간 행위의 원동력으로 삼은 뒤, 인간의 본능적 소유욕을 자극하는 물질적 생산 및 획득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물질적 풍요를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반면 `사회적 평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 사회주의는 반생명적 반인간적 물질주의를 배격하는 계획적 생산 경제를 추구했다. 그러나 자유로운 시장경제 원리를 따른 자본주의의 물질적 풍요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사회주의 국가의 국민은 자본주의 국가의 국민보다 물질적으로 열악한 생활을 면치 못하게 되자, 체제에 대한 불만 및 사회 불안이 심화-확대됐고, 사회주의 체제는 붕괴하기에 이르렀다.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승리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자본주의 승리가 절반의 승리라는 것 또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본주의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가능하게 한 반면, 생산수단의 소유자와 노동자 간의 불평등한 부의 분배, 그에 따른 빈부격차, 시장 독점 및 가격 조작, 실업 등 반인간적이고 반생명적인 자본주의의 태생적 문제점들을 대거 양산했기 때문이다.

21세기를 맞으면서 자본주의에 사회주의적 요소를 혼합한 유럽식 `사회민주주의'국가들이 자본주의만을 고집하는 국가들보다 더욱더 인간적이면서도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자본주의 국가의 대표 주자인 미국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하나로 통섭한 사회민주주의 체제 하의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빈부격차, 폭력, 범죄, 인간 소외 등으로 골머리를 앓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상호 보완 내지 결합의 실례를 굳이 다른 나라에서 찾을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및 각종 복지 제도, 국가의 시장 개입 정책 등만 봐도 이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상보적(相補的)이며 유기적으로 통섭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굳이 수정자본주의란 말에 집착할 필요 없이,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우파 자본주의니 좌파 사회주의니 하는 이념 내지 프레임 논쟁이 무의미해 졌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박사모를 위시한 소수 불순 세력들이 `좌파'운운하며 국론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시대착오적 망언일 뿐이다.

좌파 우파의 의미도 모르는, 구시대 공작정치에 세뇌당한 어리석은 자들의 넋두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외 줄 위를 걸을 때처럼, 좌우에 걸림 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자유롭게 몸을 기울이면서, 다 함께 살기 좋은 `위대한 대한민국' 건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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