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 정선옥<충북중앙도서관>
  • 승인 2016.12.19 2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우리도서관에서는`도서관·사서 직업 체험'이 일주일에 2~3번 정도 이루어진다.

사서가 진행하며 중·고등학생 대상이다. 학생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하루, 30분 몰입 독서법'을 소개한다. 10분은 책의 제목, 목차, 저자 약력 등을 살펴보면서 준비하는 시간이다. 10분은 오로지 책에 몰입하는 시간으로 집중하면 30페이지는 읽을 수 있다. 나머지 10분은 오늘 읽은 내용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이다. 매일 30분만 독서에 투자하면 국어는 백 점 맞을 수 있다고 말하면 아이들의 졸리던 눈이 반짝거린다.

책을 선택할 때 끌리는 제목이 있다. 도서`아무도 무릎 꿇지 않는 밤(목수정 저·생각정원)'이 그렇다. 30분 몰입 독서법의 첫 10분에 적용하면 책의 제목에서 정의로움, 배려, 자존감이 떠오른다. 저자는 “서로가 서로의 생명을 보듬고 연대하고 상생하는, 사랑으로 충만한 그 아름다운 밤을 함께 맞을 모든 분 앞에 이 책을 드린다.”는 말을 서두에 꺼낸다.

그녀는 감성 좌파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작가다.

프랑스와 우리나라를 비교한 가치관, 교육관, 생활 풍습 등이 흥미롭다. 프랑스인의 가치이자 행동 양식이라는`부드럽게(두스망)'를 메모한다.

무언가를 배울 때,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아침에 지각할 위기에 처했을 때도 프랑스인은 부드럽게 행동한다고 전한다.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우리나라 사람의 행동 양식은 뭘까? `빨리빨리'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각인된 것은 아닐까. 부드럽게 말하기, 부드럽게 행동하기, 부드럽게 대하기를 기억하자.

프랑스 서점의 북 소믈리에 직업도 흥미롭다. 동네 서점에 가면 직원과 상담하고 적당한 책을 몇 권 소개받는단다.

서점에는 `첫 눈에 반한 책'코너도 있고, 동네 사람들이 늘 북적거린다니 부럽다.

프랑스에 문화를 싹트게 한 최초의 씨앗이 동네 서점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정치가인 앙드레 말로는 `교육부는 지식을, 문화부는 사랑을'이라는 문화부가 수행해야 할 사명을 말하면서, 최초의 사명은 프랑스 동네 서점의 한구석에서 발견되었다는 말을 한다.

책은 에세이지만 정치, 사회문제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기, 진실 보는 눈을 키우기, 정의의 편에 서기. 프랑스에 살면서 바라본 그녀의 시각은 격정적이며 거침없고, 때로는 따뜻하다. 소시민을 자처하면서 몇몇 사람에게만 부과된 과도한 짐을 당연하게 여기는 내 양심이 부끄러워진다.“정의의 편에 선다는 것은 삶에 드리울 수 있는 거대한 축복이며, 인생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강렬한 휘장이다. 우린 그걸 갖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