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특위 대안마련에 집중해야
MRO특위 대안마련에 집중해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12.1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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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충북도의회 항공정비(MRO)산업 점검특별위원회가 16일로 올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MRO특위가 충북경제자유구역청과 아시아나항공이 주고받은 공문서 열람을 시도했으나 경자청 측의 협조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MRO특위 엄재창 위원장이 자신만이라도 공문서 열람을 하도록 경자청에 요청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시종 지사 특위 출석 요구도 묵살됐다.

경자청은 아시아나항공과 주고받은 공문서를 위원장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특위의 요구에 여전히 난색을 표명하며 거부했다. 또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아시아나항공과의 약속 때문에 못하겠다”고 버텼다. 특위 위원들은 결국 산회한 뒤 전상헌 경자청장 즉각 경질, 이 지사의 특위 출석과 대도민 사과, 특위 요구 자료의 조속한 제출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기자회견으로 올해 활동을 끝냈다.

그러면서 “특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특위를 조사특위로 전환하는 한편 경자청장 해임 건의안 발의 등 보다 강력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자청은 이미 그 이전부터 아시아나항공과 맺은 협약 때문에 공문서 제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터여서 이날 자료 제출 무산은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위원장의 자료 열람 요구를 거부한 이유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도의원들이 MRO특위 활동에 나선 것은 항공정비사업 유치가 어려워진 것에 대한 원인과 문제점을 찾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인과 문제점을 찾겠다는 의원들의 활동까지 막겠다는 것은 타당한 처사가 아니다.

항공정비산업에 200억원이 넘는 도민들의 혈세가 들어갔고 충북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신의를 버린 `기업과의 약속'을 들먹이는 것도 온당하지 않다.

항공정비산업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과 주고받은 공문서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것은 경자청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 특위 엄재창 위원장은 줄곧 전 청장이 위원장에게 자료 열람을 약속했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특별한 내용이 없다면서도 끝까지 자료 열람조차 허용하지 않은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다. 물론 앞으로 기업유치를 위해 기업과의 `신의'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융통성은 발휘했어야 했다.

경자청 측의 전적인 비협조로 도민의 관심 속에 진행된 MRO특위 활동은 핵심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지 못한 채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있다. 특위는 내년에 보고서를 채택한 뒤 조사특위로 전환을 공언하고 있다.

조사특위를 가동해서라도 경자청이 내놓지 않는 자료를 보고야 말겠다는 의도지만 경자청 입장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이대로 간다면 특위가 문제점을 밝히는 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혹시라도 경자청이 끝까지 버티자는 전략이라면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경자청이 버티면 버틸수록 도의회의 조사 의지와 그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질 것이 명백하다.

MRO특위도 더는 지난 자료에 집착하지 말았으면 한다. “처음부터 국가 규모 항공정비단지가 들어서기 어려웠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등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밝혀낸 것만 해도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하기로 한 사업은 좌초됐다. 그렇다면 이제는 대안 찾기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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