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탄성력(resilience)
회복 탄성력(resilience)
  • 양철기 청주 서원초 교감(박사·교육심리)
  • 승인 2016.1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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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 양철기 청주 서원초 교감(박사·교육심리)

# 회복 탄성력이란?
탄성력(resilience, 리질리언스)은 물리학에서 외부 힘으로 변형된 물체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힘을 뜻하며, 생태학적인 측면에서는 홍수·가뭄·질병 등의 교란이 있었지만 이 교란들을 흡수하여 전과 다름 없이 기능을 유지하는 힘을 의미한다. 엔지니어링에선 건물 같은 구조물이 문제를 겪은 뒤 원상태로 돌아오는 힘을 의미하기도 한다. 심리철학적인 측면에서는 심각한 삶의 도전에 직면하고서도 다시 일어설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욱 풍성해지는 인간의 능력을 의미한다. 정신의학에서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각종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에 좌절하지 않고 심리적으로 다시 회복하여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외상 후 성장을 의미한다.

# 누구나 넘어진다
“평판 쌓는 데 20년 걸리지만 무너지는 덴 5분도 걸리지 않는다.”라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말한다. 복잡하고 변수가 많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 하지만 우리는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니 살다 보면 깜짝 놀라고 실수하기 마련이고 넘어지기 마련이다.

누구나 피하고 싶지만 누구에게나 슬픔과 역경 같은 순간은 다가오기 마련이다. 다만 심리적인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은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인다. 어떤 이는 이를 극복해 한 단계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어떤 사람은 우울증, 분노 등으로 계속 고통을 받는다.

리질리언스가 높은 사람은 어려움을 겪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남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은 어려움을 실망, 절망, 원망으로 대하지 않는다. 어려움 속에서도 잘 될 것이라는 믿음과 용기, 유연성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기 조절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어떻게 리질리언스를 높일 수 있을까?
혁신 전문가 앤드루 졸리는 리질리언스를 찾아가는 여정에 대해 “모든 환경에 적용되는 해법은 없다. 다만 자신의 취약성, 한계점, 그리고 타인의 피드백 소리를 알아내려는 지속적이고 포괄적이며 진솔한 노력”이라 한다. 그리고 말한다. “우리 모두 쓰러질 순 있지만 망가져선 안 된다.”

페이스북의 경영자 샌드버그와 스티브 잡스의 공통점은 리질리언스가 높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의 약점과 어려운 상황을 솔직히 드러내면서 `나도 인간이다.'라는 공감대를 잘 만든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내 모습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것, 얼굴을 감추지 않는 것, 솔직한 얼굴만큼 매력적인 자산은 없을 것이다.

#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2016년, 40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12월, 나의 취약성과 한계점, 소통의 부재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마주하고 있다. 나는 회복될 수 있을까? 나의 리질리언스는?

그렇다. 쓰러질 수는 있지만 망가져서는 안 된다. 같은 돌부리에 결코 두 번 넘어지지 아니하리라.

성경 로마서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가 환난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룬다” 그리고 니체의 말이 가슴에 팍 꽂힌다.“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

시인 기욤 아폴리네스는 이렇게 노래했다. `기쁨은 으레 고통 뒤에 오느니라.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여기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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