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민심의 열차에 승차한 사람들
지금 민심의 열차에 승차한 사람들
  • 박숙희<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6.12.11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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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박숙희

마음의 문을 열고 더 자세히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를, 가진 것 없이 줄 수 있는 삶으로 반추하려는 「직지」상권 서른한 번째 이야기는 황벽 희운 선사(黃蘗 希運禪師)의 또 다른 말씀이다.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엄사 주지 각성 스님의 `직지'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황벽 스님이 말씀하셨다. “범부는 경계를 취하고 도인(道人)은 마음을 취하나니 마음과 경계를 둘 다 잊어야만 참다운 법이니라. 경계를 잊기는 오히려 쉽거니와 마음을 잊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사람이 감히 마음을 잊어버리지 못해서 공하여 잡을 수도 없는 곳에 떨어질까 두려워하고 공한 것이 본래 공함이 없고 오직 하나의 일진법계뿐임을 알지 못한다.

범부들이 경계를 취한다는 것은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견문각지의 대상인 경계를 취한다는 것이겠다. 경계는 바로 육진경계, 객관의 세계라는 것. 그런 경계만을 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란다. 또 범부의 세계를 벗어나려고 도를 닦는 사람들은 마음을 취한다는 것이겠다. 마음을 취하는 것은 경계를 취하는 것보다는 나을는지 몰라도 그것도 제대로 된 것은 아니라는 것 아니겠는지.

황백 스님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바로 心境(심경)을 둘 다 잊어야 한다는 것이겠다. 도인은 마음을 취해서 마음을 잊어버리지 못하고 범부는 경계를 취해서 경계를 잊어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허물이 되는 것이라는 것 아닐는지.

이는 범부가 경계를 취하는 것을 벗어나기는 쉽지만 도인이 마음을 취하는 것을 잊어버리기가 어려운 것. 즉 객관은 부정할 수가 있지만 주관까지 떠나기란 참 어려운 것이라는 것이겠다.

(공무로막처)는 공하여 그 자리가 텅텅 비어서 쥘 수도 없고 붙들 수도 없는 자리라는 것. 즉 공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공이 없다는 것이겠다. 이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집착하니까, 있는 것을 상대적으로 떠나기 위해서 공을 말한 것일 뿐이지 공 자체도 본래 없는 것이고 오직 일진법계뿐이라는 것이겠다. 근본은 일진법계인데 즉 이것에서 공과 유가 벌어진 것이란다.

요즈음 연일 이어지는 어지러운 뉴스를 읽고 듣다 보면 금생(今生)에 지은 업이 윤회한 후 다음 생의 자신에게만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금생의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는 뜻이라는 것을 어느 글에서 읽은 것이 떠오른다.

이는 제대로 하지도 않고 자신이 한 것보다 많이 바라기 때문에 특히 정치적·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아니겠는가. 지금 이 난국의 현실은 수많은 사람의 충고와 건의를 저 버린 불통의 씨앗 등이 우후죽순처럼 발아 한 형국이겠다. 이제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 막을 지경으로 되었다. 한 외신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 지지자들은 미혼의 박 대통령이 나라와 결혼했다고 강조했었는데, 지난 9일 국가는 이에 대해 이혼 서류를 접수했다'라고 언급했다.

이것은 부처님 최후의 당부,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 자기 자신을 등불 삼고 진리를 등불 삼으라.”는 주인의식이 부족한 결과라는 뜻이겠다.

탄핵을 몰아붙이던 사람들이 이제 탄핵절차를 무시하고 대통령에게 즉각 물러나라고 강요하는 것은 자기모순이자 무법적발상이다. 지금 민심의 열차에 승차한 사람들. 그 민심이 영원하지는 않다는 것을…. 특히 야권 주자들의 행보를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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