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보람, 생산적 일자리사업
노동의 보람, 생산적 일자리사업
  • 나기성<충북도 일자리기업과장>
  • 승인 2016.12.0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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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개나리꽃, 진달래꽃이 앞다투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던 춘삼월의 어느 날, 일벌레로 소문난 이시종 도지사께서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를 내셨다. `지역경제의 주민 주체화' 개념을 도입해 도시의 유휴인력을 농촌 및 산업현장과 연결시켜 인력난을 해결해 보자는 안이었다. 이름도 생소한 `생산적 일자리사업'은 그렇게 탄생했다. 새로운 사업을 선봉에 서서 총괄하게 된 필자로서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먼저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해야 했다. 사업 추진 당위성에 대한 논리를 만들고 곧바로 조례 제정 작업에 돌입했다. 또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이 사업에 꼭 맞는 보험상품도 개발해야 했다.

가장 어려운 난관은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시군 담당 공무원들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일할 곳과 일할 사람의 신청을 받아 서로 매칭해야 하는 번거로운 업무과정과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처음에는 별로 달갑지 않은 표정들이었다. 그러나 기대 반 우려 반속에 시작한 금년도 사업이 도내 농갇중소기업 1137곳에 3만4000명의 유휴인력이 참여하는 실적을 거두며 마무리 됐다.

사업에 참여했던 주민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개성공단 폐쇄로 어려움을 겪던 제천의 양말생산 공장은 지난 8월 추석을 앞두고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지만, 생산적 일자리 인력의 도움을 받아 주문량을 척척 해결할 수 있었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다가 면사무소 소개로 일하게 된 음성의 한 주부(35세)는 다시 일을 하게 돼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고 했고, 청주의 한 퇴직자(62세)는 생산적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번 돈으로 손주 학원비를 보태니 뿌듯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일할노()자의 유래는 등불형(熒)과 힘력(力)이 합쳐진 글자다. 환하게 등불을 밝히고 밤새 노력하는 것이다. 그저 고되게 애만 쓰는 노력(努力)과는 다르다. 영어 단어로 얘기하자면 노(努)는 노동(Labour)에, 노()는 열정(passion)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또 힘쓸 노(努)는 `그저 바람아 불어라, 맞을 테니'하며 순응하지만 일할 노()는 어떻게 하면 바람의 방향을 바꿀지 연구한다. 바람이 없으면 바람개비를 만들어 바람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다. 생산적 일자리사업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이 고되게 힘만 쓰는 노동(努動)이 아니라 보람으로 승화시키는 노동(勞動)의 기쁨을 맛보시길 바란다.

우리 충북도는 내년에 행복한 바람을 더 많이 일으키기 위해 노동(勞動)의 보람과 기쁨이 강화된 `생산적 일손봉사'로 사업을 확대하고, 참여인원도 9만2000명으로 크게 늘려 농가와 기업의 일손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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