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 방역 긴장감 높여야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긴장감 높여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12.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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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난달 16일 음성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괴산까지 덮쳤다. 괴산은 AI에 비교적 청정지역으로 꼽혔던 지역이다. 바이러스 확산속도도 생각보다 빨라 가금류 사육 농장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번 AI의 발생 유형이나 패턴의 특징이 없다.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 그만큼 방역도 힘들다는 얘기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달 24일 AI 관련 긴급간담회를 하고 AI 피해 지자체에 대해 추가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당정은 이와 함께 특이사항이 있을 경우 철새도래지의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철새 축제는 당분간 자제토록 지자체 등에 요청하기로 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3일 가축방역심의회 심의를 통해 위기경보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는 조처를 했다.

철원 산란계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면서 사실상 영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AI가 발생했다. 사실상 `심각' 단계나 마찬가지의 상황이 됐다.

시국이 어수선하므로 현장 방역조직이 자칫 느슨해질 수 있어 지자체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려 있을 때 AI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번진다면 큰 재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AI는 전남 해남을 시작으로 무안, 음성과 청주, 경기도 양주에 이어 지난달 22일 오후 경기도 포천의 산란계 농장까지 퍼졌다. 또 충북 최대의 오리 산지인 진천에서도 23일 AI가 발생해 해당 농가에서 키우는 오리 4500마리를 모두 도살 처분했다.

서해안 벨트를 따라 수도권까지 확산해 현재 6개 시도 17개 시군이 AI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문제는 야생조류의 감염사례도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9일 증평군 증평읍 사곡리 보강천에서 포획한 흰뺨검둥오리 정밀검사에서 고병원성 AI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야생조류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은 모든 야생조류가 바이러스 매개체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충북도 음성에 이어 청주 북이, 괴산, 청주 오송까지 방역망이 뚫렸다. 현재로서는 주로 철새들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AI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법이 없다. AI가 발병하면 신속하게 살처분을 하고 감염농가 주변을 차단하며,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망을 구축하는 방법이 전부다.

충북도는 농장 간 AI 바이러스 전파의 매개체를 쥐로 보고 대대적인 쥐잡기에도 나섰다. 쥐가 논밭에서 철새, 텃새와 접촉한 탓에 이들의 분변에 있는 AI바이러스를 몸에 묻혀 농장에 있는 가금류를 감염시킨다고 본 것이다. 우리나라는 거의 해를 거르지 않고 겨울철이면 AI 홍역을 앓아왔다. 농림부는 근본대책의 하나로 AI가 빈발하는 지역에서는 사육을 집단화해 관리 효율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런 정도로는 방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겨울철이면 가금류 사육을 전면 중단하고, 정부가 보상금을 지원하는 `휴업보상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래서 나온다. AI로 인한 방역비와 도살처분 보상금을 고려하면 예산상의 부담도 크지 않으리라고 추산한다.

충북도는 오리 입식 사전승인제를 이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AI 바이러스 확산에 효과가 있기만을 기대할 뿐이다. 언제까지 AI를 연례행사로 치를 수는 없는 일이니,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근본해결책을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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