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아파해야 진짜다
함께 아파해야 진짜다
  • 김성일<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6.12.0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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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김성일

분노와 화가 아니라 함께 아파해야 진짜입니다.

아프지 않은 심각한 병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관심과 방치 속에 결국은 합병증으로 말도 못할 고생과 결국은 죽음으로 치닫는 소리없는 아주 조용한 불치병이 있습니다. 바로 당뇨병입니다.

어머님이 오랫동안 당뇨병으로 그리고 지금은 그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계시기에 조금은 당뇨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또 그렇게 무서운데도 아프지 않아 방치하기 쉬운 병임을 알고 있습니다.

말초 신경손상으로 아픈 통증을 못 느끼던 발에 염증이 생겨 지금은 오른쪽 발가락을 모두 잃어 버리셨습니다.

몇 번의 수술과 치료의 반복에도 아프지 않아 신경 쓰고 관리하지 못하여 발가락을 절단하게 되었을 때 절망스럽게 가슴 아파하던 어머님께 아픔을 나누지는 못하고 화를 낸 것이 가장 후회스럽고 죄스러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아프지 않은 심각한 병에 걸린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프지 않고 통증이 없는 이 심각한 병에 대통령을 포함한 나라의 살림을 맡은 이들과 그리고 위정자들까지 그리고 저 같은 국민까지도 말입니다.

분명 심각한 병에 걸렸는데도 아프지 않고 통증이 없으니 누구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은 당연하며 다른 사람의 아픔은 말할 것도 없이 모르거니와 인정조차 하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프지 않으면 알 수가 없을 겁니다. 아마도 대통령은 아프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골 농민들의 아픔을 몰랐을 것이며 노동자들의 그 아픔도 이해하지 못했고 가난하고 소외당한 서민들의 아픔도 경쟁에 몰린 우리 아이들의 아픔도 자녀를 잘 키워보려 하지만 경제적인 부담으로 아파하는 학부모들의 아픔조차도, 아프지 않으니 피어보지 못한 꽃들의 세월호 아픔도 함께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의 대통령은 아프지 않은 소리없는 병이 들어 아프지도 않고 그 아픔을 이해할 수도, 함께 할 수도 없어 결국 병이 깊어져 합병으로나 느껴지는 통증에 반응하여 분노와 화로 반응하는 대통령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나라의 병든 모습에 분노와 화 때문이 아니라 아파서 촛불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참지 못한 분노 때문이 아니라 너무 아파서 견딜 수 없어서 무릎을 꿇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아파해야 분명 좋은 치료에 앞장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은 삶으로 우리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아픔을 함께하는 삶으로 분노와 화가 아닌 아픔을 함께 나누시며 온전한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12:15) 고 말씀하십니다.

소통 없이 국민의 아픔을 함께하지 못한 채 분노와 화로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는 대통령처럼 이 아니라 이 나라 국민의 아픔을 함께하여 우는 자들과 함께 울 수 있는 그러한 모습으로 무릎 꿇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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