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타는 이유
촛불이 타는 이유
  • 김민주 교사<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 승인 2016.11.30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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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김민주 교사

어릴 적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쯤 친구들에게 초를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켜져 있는 초를 보면 백열등보다 빛이 밝지 않지만,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초는 어떻게 빛을 내며, 천천히 탈 수 있는 걸까?

초를 살펴보면 초의 몸체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과 가운데의 심지로 구분할 수 있다. 초의 몸체를 구성하는 물질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파라핀 왁스가 많이 사용되지만 천연재료인 소이콩에서 추출된 소이 왁스, 벌집에서 추출한 비즈왁스등이 있다. 심지로 많이 쓰이는 물질은 실이지만 나무를 이용하기도 한다.

초가 타는 과정을 살펴보면 심지에 불을 붙이면 열에 의해 심지에 묻어 있는 파라핀과 심지 근처에 있는 파라핀이 녹아 액체상태가 된다. 심지의 불꽃 안쪽의 속불꽃 부근에서 액체상태의 파라핀이 기화되며 기화된 연기는 불에 타서 많은 열과 빛을 내게 되며, 심지를 타고 올라가는 액체상태의 파라핀이 지속적으로 속불꽃에 공급되기 때문에 초는 꺼지지 않고 계속 탈 수 있다.

초가 타는 것을 과학적인 용어로 연소라고 하며, 물질이 산소와 과격하게 화합하여 반응열이 대단히 커서,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연소가 일어나기 위해선 3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탈 물질, 산소, 발화점이상의 온도이다. 초의 기준에서 보면 탈 물질은 파라핀이 기화된 것이며, 산소는 대기 중에서 얻고, 발화점 이상의 온도는 초에 불을 붙여줄 때 얻게 되는 것이다.

공기 중에서 실을 태울 때 실은 빠르게 타버리는데, 초에서 심지 역할을 하는 실은 천천히 탄다. 그것은 탈 물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초에서는 탈 물질이 기화된 파라핀이지만, 공기 중의 실은 실자체가 탈 물질이기 때문에 빠르게 연소함을 알 수 있다.

연소의 원리를 이용하면 재미있는 현상을 만들 수 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은 종이 냄비이다. 정글의 법칙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가끔 김병만 족장이 종이 냄비를 이용해 튀김도 하고, 라면도 끓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종이 냄비가 가능한 이유는 연소의 3조건 중 발화점 이상의 온도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종이도 쉽게 연소가 일어나는 물질이지만 종이에 물을 넣고 종이 냄비의 하단부를 가열하면 종이에 전달되는 열이 물을 끓이는 데 사용돼 종이를 태울 수 있는 발화점 이상의 온도를 갖지 못하게 된다.

불을 끌 때도 연소의 3요소 중 하나를 제거하는 형태를 취한다. 불에 물을 뿌리는 것은 발화점 이상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며, 이불을 덮는 행동은 산소를 차단하기 위함이고, 초를 끌 때 바람을 부는 것은 탈 물질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초를 끌 때 바람을 불어 끄면 연기가 많이 발생하며, 이 연기는 사람의 몸에 해가 되기 때문에 초를 끌 때는 심지를 녹아있는 파라핀 안으로 밀어 넣어 산소를 차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교사 생활을 하면서 속에서 마음속에 불이 날 때가 있다. 믿었던 학생이 잘못을 덮기 위해 핑계를 대면서 거짓말을 늘어놓을 때다. 핑계를 대는 학생은 어쩌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을 수도 있다. 교사의 오해가 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럼 사안에 대해 자세히 학생과에 조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된다. 학생이 잘못했다면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면 되고, 교사가 학생을 오해했다면 학생에게 사과하고 잘못을 시인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될 것이다. 요즘 타오르는 촛불이 물리적이든, 화학적이든, 심리적이든 빨리 꺼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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