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심상치 않다
지역경제 심상치 않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11.30 1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국민적인 분노가 치솟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타를 맞고 있는 지역경제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

가계부채는 급증하는데 아파트 값은 떨어지고, 영세 중소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며 아우성이다.

충북의 가계부채는 지난 9월 말 현재 19조549억원이다. 연말이 되면 20조원을 돌파할 것이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9조2507억원으로 가계부채의 48.5%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빚내서 집사는 구조에서 요즈음 그나마 안정적이던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당장 아이들 학원을 끊어야 하는 가정도 생기고 있다.

충북의 1인당 가계부채는 지난 2010년에 712만원이었는데 지금은 1173만원이나 된다. 6년 만에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소득이 두 배로 뛰어도 시원찮을 판에 빚이 그만큼 늘어났다니 세상이 거꾸로 가는 것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 중의 하나가 아파트 경기의 침체다. 한국은행과 각종 경제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청주의 아파트 매매가는 거의 1년 동안 매달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신규 분양아파트 구입을 위한 집단대출 시 잔금대출 처음부터 원리금을 분할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빚지고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집단대출 시 최장 5년까지 이자만 내면 됐지만, 중도금 대출기간인 2년 정도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진천군이 주택보증공사가 지정한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됐다는 소식은 자못 충격적이다.

청주야 워낙 아파트를 많이 짓고 있기 때문이려니 하지만, 군단위인 진천군이 미분양이 폭증해 관리지역으로 지정받을 정도라면 이를 가볍게 볼 게 아니다.

더욱이 새로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도 이자 부담 때문에 `입주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밤잠을 설친다'고 한다. 차라리 아파트를 살 사람에게 1천만원 정도를 주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현실화될 정도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야 하는데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1가구 2주택' 소유자가 된 가정도 늘고 있다.

여기에 부정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소상공인들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매출이 감소하는가 하면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송년분위기가 나지 않고 나라가 어수선하다 보니까 송년회를 취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경제기관이나 단체 등에서는 연말 기강을 잡는다며 애먼 직원들만 달달 볶는다는 불만의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넘쳐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역의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중에서 지역민들을 위로하고 감싸는 사람을 찾기 어려우니, 각박한 삶은 오로지 서민들만의 몫인가 싶다.

장기불황의 어두운 그림자와 불확실성이 잔뜩 드리워져 있는 지금은 우선 마음 단단히 먹고 자신과 가족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리고 자치단체는 이런 상황에서 낙오하고, 좌절하는 도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번드레한 캐치프레이즈 말고, 사람을 살리고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는 실물경제 정책을 실천해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