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안나경 아나운서의 ‘初心’
JTBC 안나경 아나운서의 ‘初心’
  • 윤필웅<농협중앙회 충북본부 홍보실장>
  • 승인 2016.11.2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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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윤필웅<농협중앙회 충북본부 홍보실장>

며칠 전 직장 회식자리에서 선배 한 분이 건배사를 했다.

`초심·열심·뒷심'이란 구호로 참석자들의 술잔을 가운데로 모았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새해에는 모든 사업계획이나 개인의 목표를 위해 `초심'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중반부에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의 마음으로 노력하고, 요즘 같은 연말에는 `뒷심'을 발휘해 지치지 않고 야무지게 마무리 하자”라는 뜻이었다.

이 건배사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글로 옮기고 있는 것을 보니 그중에 `초심'이란 말이 내게 크게 각인된 듯하다. 사전적 의미로 초심(初心)이란 `처음에 먹은 마음'을 일컫는다.

최근 국정농단 사건을 특종으로 비중 있게 다룬 JTBC 뉴스룸 시청률이 9%대를 넘어섰다. 뉴스룸 시청률이 높아진 만큼이나 관심이 높아진 사람이 있다. 바로 안나경 아나운서다. 시원한 이목구비에 신뢰감 있는 목소리 톤으로 시청자들로 하여금 눈과 귀, 마음을 모두 만족시켜 준다는 평이다. 안 아나운서의 JTBC 입사 면접 당시 했던 말이 유명하다.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면접위원으로부터 “학점이 4.3 만점에 4.0으로 과 수석으로 졸업했는데 학교 때 너무 공부만 한 것이 아니냐?”라고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 질문에 그녀는 당당히 “아나운서 준비를 하면서 밤에 서울 남산 팔각정을 오른 적이 있는데 서울시내의 수많은 불빛 중에 어느 것도 나를 비춰주는 빛은 없었다. 그 순간 내가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은 집단에서부터 먼저 빛나자고, 학생이기에 공부를 잘해서 먼저 빛나자고 다짐했다”고 답변했다. 즉 학생이라는 본분을 잊지 않으려는 초심이 마음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안나경 아나운서를 브라운관을 통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 충북농협은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모토로 농협 직원들의 가슴에 `農心과 初心'을 불어넣자는 의미로 `임직원 초심 찾기 캠페인'을 벌였다.

올해 입사한 신규직원들이 면접위원이 되고, 입사 10년차 이상의 중견직원들이 피면접자가 되는 일명 `거꾸로 면접'을 실시한 것이다. 이를 위해 신규직원 면접위원들은 사전에 충분한 농협 이념교육과 예상 질의사항을 작성해 준비했고, 사전에 피면접자로 통보된 중견직원들은 혹여 후배들로부터 창피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부담에 도서관에서 때 아닌 열공을 해야 했다. 초심 찾기 면접의 효과는 대단했다. 후배들은 날카로운 질의를 통해 선배들의 현장감 있는 농업·농촌관을 비교하며 터득할 수 있었고 선배들은 입사 후 세월이 지날수록 부족해지는 열정과 끈기에 대한 반성,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농협인으로서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초심은 곧 기본과 원칙이다. `초심'이 흔들리면 `열심'도 없고 당연히 `뒷심'도 사라진다.

최근 검찰 수사결과에 사상누각이라고 발언한 그 장소야말로 초심(初心)이 부재한, 촛불의 초심(醋心)으로 녹아내릴 설상누각에 불과하다. 국정의 초심인 기본과 원칙이 무너지다 보니 열심도, 뒷심도, 국민의 신뢰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개인과 법인, 그리고 국가도 존립의 근원은 모두 기본과 원칙이다. 다시 말해, 초심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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