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우대 정책' 슬그머니 사라졌다
`고졸우대 정책' 슬그머니 사라졌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6.11.28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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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특성화고 평균 취업률 3년 연속 하락

2014년 51.57%·2015년 49.4%·2016년 49%

정책 실종·경기침체 탓 … 신입생 지원율도 `뚝'
▲ 첨부용.

`고졸우대 정책'이 슬그머니 사라졌다.

특성화고의 설립 취지를 살리겠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고졸 우대 정책이 정권 교체와 경기 침체의 이중고를 겪으면서 특성화고 취업률이 3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신입생 지원율도 하락했다.

충북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도내 특성화고 26교의 올해 평균 취업률(2016년 4월1일 기준)이 49.0%를 기록했다. 전년도 동월 취업률은 49.4%로 1년 사이 0.4%p 하락했다. 2014년 취업률(51.57%)과 올해 취업률을 비교하면 2년 사이 무려 2.57%p 하락했다.

특성화고 학교별 취업 실태점검 결과를 보면 특성화고 26교 가운데 전년동월 대비 취업률이 하락한 학교는 53%인 14교로 조사됐다. 특히 기업에서 애타게 취업을 요청해도 학생이 없어 보내주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마이스터고 마저 취업률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평공업고의 경우 지난해에는 취업대상자 269명 가운데 138명이 취업에 성공해 51.3%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취업 대상자 268명 가운데 80명 취업해 29.9%의 취업률을 보였다. 이 학교는 1년 사이 취업에 성공한 인원이 반 토막 나면서 취업률도 21.4%p 하락했다.

제천상업고는 지난해 취업률 43.0%였지만 올해는 38.9%로 4.1%p, 청주여상은 지난해 취업률 56.6%에서 51.3%로 5.3%p, 한국호텔관광고는 지난해 65.3%에서 올해 51.8%로 13.5%p 각각 취업률이 하락했다.

제천디지털전자고는 43.3%→38.8%(4.5%p↓), 증평정보고는 38.0%→33.7%(4.3%p↓)로 각각 취업률이 떨어졌다.

마이스터고인 충북반도체고는 지난해 98.0%의 취업률을 자랑했지만 올해는 91.7%로 6.3%p,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는 지난해 92.9% 취업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92.7%로 0.02%p 각각 떨어졌다.

특성화고의 취업률 하락의 원인은 정부가 기업을 대상으로 고졸 채용을 적극 권장하던 고졸 우대정책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고졸 우대 정책을 펼치던 시절과 비교해 금융권 고졸 채용 인원을 보면 우리은행의 경우 2011년 80명에 불과했던 고졸 채용을 그 이듬해인 2012년 200명으로 확대했었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되던 2014년엔 154명, 2015년엔 70명으로 대폭 줄었다.

NH 농협 역시 2012년 고졸 채용으로 100명을 선발했지만 2015년엔 50명으로 절반을 줄였고, IBK기업은행도 2012년과 2013년 109명을 각각 선발했지만 2015년엔 68명으로 절반을 줄였다.

공공기관도 고졸 채용에 인색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가스공사는 2013년 72명의 고졸을 채용했지만 2015년 36명으로, 한국수자원공사는 2013년 71명을 고졸자로 채웠지만 2015년엔 54.75명 선발에 그쳤다.

이렇다보니 특성화고교의 지원율도 매년 하락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이 내년도 일반전형 입학원서를 마감한 특성화고교 평균 경쟁률은 1대1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증평정보고와 증평공고, 제천디지털전자고, 보은정보고 등 4개 학교는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문 직업인을 양성한다는 특성화고의 설립 취지는 고사하고 특성화고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에 놓인 셈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정부가 고졸 우대정책도 줄이고 경기도 좋지 않아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이 감소해 걱정이 많다”며 “고졸 우대 정책을 정부가 집중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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